과학기술
손끝 촉각 구현한 센싱기술 개발…수중ㆍ고온 등 극한환경 활용
뉴스종합| 2017-12-21 11:18
- 기계硏 임현의 박사팀, 사람의 촉감 인지 원리 모사
- 수중‧고온 환경에서도 센서 작동, 생체공학 팔 및 로봇 적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람 손 끝의 촉감을 신경 시냅스를 통해 로봇 손 끝에 장착, 실제 사람의 피부처럼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센싱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임현의 박사팀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김철기 교수팀은 공동으로 ‘자기(磁器) 시냅스가 결합된 원격 촉각 센싱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압을 기반으로 한 원격 촉각 센싱 인체모사 개념도. 사람의 중추신경계에서 시냅스를 통해 신경 신호가 전달되는 원리와 유사하다.[제공=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은 사람의 손끝에서 뇌까지 중추신경계를 따라 촉감 신호가 전달되는 원리를 모사했다. 로봇 손가락의 끝에 실리콘으로 된 접촉부를 만들고 센서까지 공압튜브로 연결해 접촉부에 촉각신호가 입력되면 얇은 공압튜브로 전달된 압력이 센서부의 자석을 움직이고, 이 세기의 변화를 자기저항센서가 감지해 전기신호로 출력하는 원리다.

이 기술은 접촉부와 센서부 사이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원격방식이다. 접촉부에 피부와 유사한 부드러운 소재를 써도 그 성질과 관계없이 정확한 값을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의사가 진맥하듯 손목의 맥박까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하다. 실험 결과 쌀 한톨의 무게와 같은 0.03g 수준의 압력변화까지 감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기존 센서 기술의 한계도 극복했다. 습기와 열기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했던 전자센서 부분이 접촉부와 분리돼 수중, 고온의 환경에서도 센서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계부터 재료, 전자, 물리, 화학까지 다양한 공학 분야의 전공자들이 머리를 맞댄 융합연구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에서 개발한 원격 촉각 센싱 시스템. 접촉부를 손가락 끝에 부착하고 야구공을 들어 촉각 입력 신호가 출력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제공=한국기계연구원]

임현의 박사는 “원격 촉각 센싱기술은 기존 유연소재를 이용한 촉각센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라며 “바이오닉 암 또는 로봇에 적용하면 원전 사고 현장이나 물 속 등 기존 전자센서가 작동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도 신뢰도 높은 촉감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2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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