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2018 유통 톺아보기 ②] “아웃렛ㆍ복합쇼핑몰 너마저”…新성장동력 규제 벽에 막히나
뉴스종합| 2018-01-01 09:31
-성장 멈춘 백화점…돌파구 마련에 고심
-‘체험형’ 아웃렛ㆍ복합쇼핑몰로 눈 돌린다
-내년에 규제 예고돼 신규 출점 ‘먹구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백화점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유통업체들은 아웃렛, 복합쇼핑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ㆍ신세계ㆍ현대 ‘유통 3사’는 그동안 유통산업을 주도했던 ‘백화점 시대’가 저물자 쇼핑ㆍ 놀이ㆍ외식 등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몰링형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의 신규출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가 가시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인터넷, 모바일 등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백화점은 성장 한계에 부딪혔지만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업계는 쇼핑, 놀이, 공연을 한꺼번에 즐기는 ‘몰링(malling)’이 가능한 복합쇼핑몰이 신규 출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스타필드 고양.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각종 유통 규제가 가시화되면서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0년 코엑스몰이 강남 초대형 상권의 심장부에 둥지를 튼 것을 시작으로 용산 아이파크몰(2006년), 문정동 가든파이브, 영등포 타임스퀘어(이상 2009년), 신도림 디큐브시티, 김포공항 롯데몰(이상 2011년), 여의도 IFC몰(2012년) 등이 잇따라 개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60여 곳의 복합쇼핑몰(아웃렛 포함)이 국내에서 운영되거나 새로 들어섰다.

특히 지난해 개장한 신세계의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는 ‘세상에 없던 쇼핑공간’을 표방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쿠아필드, 스포츠 몬스터 등 각종 체험 시설로 고객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붙잡아두었다. 미국의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베스트셀러 ‘쇼핑의 과학’에서 “고객이 매장에서 소비하는 비용은 매장에 머무는 시간과 정확하게 비례한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스타필드는 기존에 운영 중인 국내 쇼핑몰 중 가장 긴 고객 체류 시간을 목표로 한다.

아웃렛도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체험형 공간, 대규모 식음료(F&B)시설로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2007년 신세계그룹이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을 내자 2008년 롯데백화점, 2014년 현대백화점이 시장에 뛰어들며 아웃렛은 급성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렛 시장 규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3.3%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조3000억원(추정)으로 커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신세계 시흥 프리미엄아울렛, 롯데아울렛 고양점, 스타필드 고양 등이 개장하며 유통업계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각종 유통 규제가 가시화되고 있어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정이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월 2회 의무휴업 확대 ▷전통시장 인근 유통시설 출점 원천봉쇄 ▷출점 시 인접 지자체와 합의 등을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가 현실화되면 당장 추진 중인 사업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는 롯데아울렛 군산점,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에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과 동탄점을 선보일 방침이다. 신세계 그룹의 부동산 개발ㆍ공급업체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스타필드 창원을 짓기로 확정으나 지역 정치권과 중소상인연합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 2회 의무휴업, 출점 제한 등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지자체나 인접 지역 상인들과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출점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dod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