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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상 ‘위기론’ 확대…“탈(脫) 한국 현상 심화될 것”
뉴스종합| 2018-01-18 11:40
- “법인세 마저 역전되면 한국 택할 기업 없을 것”
- “법인세 인상시 기업 소득 해외로 이전 가속화”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정부의 법인세 인상이 법인세가 낮은 나라로 기업이 이전하는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가 현실화될 경우 미래의 일자리 감소 뿐 아니라 가계 소득 감소로까지 번질 수 있어 법인세 인상이 국가 경쟁력의 심각한 저하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한미 법인세율 역전과 기업 해외탈출러시, 대안은 무엇인가’란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상이 기업 및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이같이 밝혔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중소기업 등 기업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법인세까지 인상하니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야하는 기업으로서는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까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정부와 국민이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해외 도피나 자본유출의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총세수 및 국내총생산(GDP)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적다. 결국 만만한 것이 법인세”라며 “자본유출과 기업 탈출은 먼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법인세 인상과 자본 및 기업 탈출의 관계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법인세를 내리거나 올린다고 기업들이 즉각적이며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기업환경이 높은 법인세율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가 하는 점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법인세마저 역전되는 마당에 한국을 택할 기업은 없다고 단정해도 좋을 듯하다”며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탈 한국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높아지면 외국으로 유출되는 자본소득이 증가하고, 유입 소득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자신의 2016년 연구를 인용, “한국 자회사의 법인세율에 대한 소득이전 준탄력성은 02.25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외국으로 유출되는 소득은 2.25%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인세 인상으로 저세율 국가로의 기업 소득 이전이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같은 경우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다국적 기업의 소득은 1.364%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탈 한국 현상의 해법으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현 정부의 과도한 복지 일자리 정책 중심의 재정지출과 대기업 부자 증세 움직임을 ‘규제 혁파 및 감세→민간부분 혁신과 투자활성화→성장제고→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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