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매매 거부했다고 방화… 여관 방화범 ‘묵묵부답’
뉴스종합| 2018-01-20 19:04
5명 숨져… 3명은 가족 추정



[헤럴드경제] 서울 종로구의 한 낡은 여관에 불을 내 5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모(53) 씨가 20일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유 씨는 이날 오전 3시께 종로5가의 서울장 여관에 불을 질러 투숙객 이모(61) 씨 등 5명을 숨지게 하고 진모(51) 씨 등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자진 신고했으며, 사고 현장 인근에서 체포된 뒤 혜화 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받았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중국집 배달원인 유 씨는 술을 마신 뒤 이날 새벽 2시께 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를 요구하며 ‘아가씨를 불러달라’고 했다. 업주가 거절하자 유 씨는 ‘숙박을 거부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업주 역시 유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 판단해 유 씨를 돌려보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유 씨는 성매매를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20리터를 사 여관에 뿌리고는 불을 질렀다. 여관 종업원은 소화기 등을 이용해 진화를 시도했으나 휘발유의 양이 많아 불길을 잡는 데 역부족이었다. 지어진 지 50년이 넘은 낡은 여관은 대피시설이 마땅치 않았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이라는 점도 피해를 키웠다.

이에 여관에 머물고 있던 숙박객 5명(남성 2명, 여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한 숙박객 중 3명은 일가족으로 추정된다. 다른 숙박객 5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부상을 피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유 씨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취재진은 종로경찰서로 이동하기 위해 혜화경찰서를 나서는 유 씨에게 “유족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유 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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