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체제 확립’ 중국과 ‘모디노믹스’ 인도, 40%대 수익률
- 서방 제재 러시아, 정치혼란 브라질은 15%대 ‘기대이하’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브릭스(BRICs) 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희비가 정치적 변동성에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펀더멘털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중ㆍ단기적 정치 변동에 따라 그 효과가 반감되거나 증폭됐다.

2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중국ㆍ러시아ㆍ인도ㆍ브라질 4개국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실적은 크게 엇갈렸다. 중국 주식형 펀드는 41.3%의 높은 연간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른 베트남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41.4% 수익률과 대등한 정도다

중국은 최근 열린 19기 2중전회 2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에 명기하는 등 시진핑 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큰 정치적 변동 없이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6.8%, 연간 6.9%로 나타나 7년만에 경제성장률이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항셍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32121.94포인트로 장을 마감해 2007년 이래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중국 이후 주요 성장국으로 꼽히는 인도 주식형 펀드 역시 30.4%로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2016년 화폐개혁과 통합부가가치세 실시에 혼란을 겪으면서 경제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은 6%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공격적인 인프라 건설과 제조업 육성, 적극적인 외자 유치 등을 골자로 한 ‘모디노믹스’에 대한 지지는 지난해 3월 주의회 선거에서의 여당 승리로 재확인됐다. 이후 기업심리지수가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를 그리는 등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반면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와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와 소재 업종의 비중이 65~70%에 달하는 러시아 RTS 지수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1년 수익률이 고작 12.5%에 머물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들어선 우파 연립 미셰우 테메르 정권마저 부패 혐의로 탄핵 위기에 내몰리는 등 정치적 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브라질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역시 15%대의 낮은 연간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러시아와 브라질이 대내외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권의 안정 여부에 따라 단기적 수익률 성과는 달라졌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브라질에서는 중도 우파 후보를 두고 브라질사회민주당이 연정에서 이탈하고 좌파 진영에서는 부패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아 출마가 불투명한 노동당의 룰라 전대통령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지난 11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한단계 낮췄다. 이에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3개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러시아에 대해 “푸틴 대통령 중심의 권력 중심이 서방제재 등 대외적 위기를 안전하게 모면한 가운데 정부 주도로 수입대체 정책을 강화했고 최근 유가 반등으로 설비 투자가 증가하는 등 경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원자재와 연동된 러시아 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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