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고, 192억 지출…애플 50%↑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로비 자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들 4개 기업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지출한 로비 자금은 약 5000만달러(약 533억원)에 달했다. 구글은 전체 자금의 3분의 1이 넘는 1800만달러(192억원)를 로비 활동에 지출했다. 이는 전년의 로비 자금인 1540만달러(164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이어 아마존(1300만달러), 페이스북(1150만달러), 애플(700만달러) 등의 순으로 많은 돈을 들였다.
CNN은 “페이스북은 지난해 로비 자금을 전년대비 30% 이상 늘렸고, 애플의 지출은 이 기간 50% 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관계와 IT 업계의 성장동력 확보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IT 기업들은 망 중립성 폐지와 성 소수자 권리,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등 사회 현안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이견을 보였다. 이 외에 세계 무역 이슈와 세금 개혁 등에서도 관심을 표했다. 우버와 테슬라의 정치 컨설턴트 브래들리 터스크는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은 더 많은 (정치적) 기반을 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CNN에 말했다.
기업의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로비도 두드러졌다. 구글은 검색 사이트와 유튜브 콘텐츠 광고에 대한 규제에 맞서는 한편, 자율주행차와 같은 신기술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막대한 로비 자금을 투입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판매세와 클라우드 컴퓨팅, 택배 드론, 식품 등 다양한 사안에서 규제를 덜 받기 위해 로비에 나섰다.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의 사라 브린너 연구원은 “IT 회사로 생각하는 아마존은 홀푸드를 인수한 식료품점이기도 하다”며 “지금은 회사가 더 커져서 10년 전만 해도 관련이 없었던 정책과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등 콘텐츠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고자 의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애플은 건강관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로비를 벌였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