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적표현물 딱지 받았던 신학철 ‘모내기’, 국립현대미술관에 이관
라이프| 2018-01-30 09:19
문체부, 서울중앙지검서 위탁받아 보관
“훼손된 부분 점검, 추가 훼손 방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적표현물로 지목돼 30년 가까이 국가에 압수됐던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는 지난 26일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관했다고 29일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검찰 창고에 보관되면서 일부 훼손된 부분에 대해 점검하고 추가적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적표현물로 지목돼 30년 가까이 국가에 압수됐던 신학철 ‘모내기’.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날 문체부는 위탁보관 사실을 발표하며 ‘모내기’의 현재 상태를 찍은 도판도 함께 공개했다. 작품의 가로 세로 십(十)자 형태를 중심으로 접힌 자국이 보이며 일부 그림이 지워지는 등 사진상으로도 훼손의 정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신 화백은 29일 작품이 있는 과천관 수장고를 찾아 작품 상태를 확인하고, 문체부 및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보존ㆍ관리 방안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모내기’는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농민들이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상단에, 한 농부가 탱크와 코카콜라 등 쓰레기를 쟁기로 밀어내는 모습을 하단에 배치한 작품이다.

1987년 민족미술협의회 ‘통일전’에 등장했던 ‘모내기’는 2년 뒤 한 재야청년단체가 이 도판을 삽입한 부채를 제작했다. 이후 ‘모내기’는 이적표현물로 몰려 압수됐고 작가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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