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KBS 기자들 황상무 앵커 퇴진 요구 "구태, 적폐 상징"
뉴스종합| 2018-02-03 19:07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황상무 KBS 9시뉴스 앵커가 지난 2일 ‘서지현-박상기 이메일 공방’ 프레임에 가세하는 등 적폐 언론인으로 지목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22기(1996년 입사), 27기(2001년 입사) KBS 기자들은 이날 황상무 앵커 퇴진을 요구했다.

황상무 앵커는 지난 2일 KBS 9시뉴스 톱뉴스로 [박상기 “성추행 사건 조치 미흡” 사과…인권위도 직권조사 착수]라는 제목의 뉴스를 소개하면서 “성추행을 고발하는 내용의 이메일 확인 여부를 놓고 법무부 장관과 서지현 검사 사이에 벌어졌던 진실 공방이 장관의 사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보도는 서지현 검사-안태근 전 검찰국장 간의 갈등 관계를 서지현 검사-박상기 법무부 장관 공방으로 프레임을 바꾼 전형적 예로 지목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피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 다수는 ‘서지현 검사-안태근 전 검찰국장’ 간의 논란이 부각돼야 하는데 갑자기 안태근 전 국장은 사라지고 부임한 지 1년도 안 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왜 주목받는지 모르겠다‘는 반응.


황상무 KBS 앵커 [사진=KBS 9시뉴스 캡처]


▶김어준 “이상한 논란, 범인은 따로 있다”=언론인 김어준은 지난 2일 이런 논란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와 박상기 장관의 이메일 논란에 대해 “굉장히 이상한 지점을 발견했다”며 “장관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받지 않았다고 언론에 밝힌 법무부 관계자가 이번 논란의 주인공이다. 이 사람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김어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법무부 관계자발로 첫 뉴스가 나왔다. 장관이 이메일 안받았다고 했다”며 “그리고 나서 공식 브리핑에서 받았다고 했다. 거짓해명. 말바꾸기란 비판을 받았다. 이걸 이런 식으로 보도하면 진짜를 놓치는 뉴스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 검사가 메일 보냈고 답장도 받았다 했다. 메일은 확실한 물증”이라며 “현직 검사가 장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누구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장관도 잊을 수 없다. 거짓말은 애초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어준은 “이런 상식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거짓말 해서 피할 수 없고 피해서 얻을 이득도 없다”며 “그런데 법무부 관계자가 장관이 메일은 안 받았다고 얘기해 먼저 보도됐다. 이 관계자가 장관에게 정말 메일은 받았는지 확인했을까? 이 사건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이 관계자다”라고 단언했다.

김어준은 “제 생각으로는 이 관계자가 장관이 메일을 못받았다고 언론에 얘기한 건 거짓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재구성 없이 그냥 법무부가 거짓말 한다. 이렇게 기사를 쓰면 껍데기 기사다”라며 “그 관계자가 왜 그랬나. 그걸 파헤쳐야 진짜 뉴스가 된다. 법무부 장관이 조직 장악을 못한 것인가? 이전 정부 부역 인사가 사보타지하나? 이런 걸 파헤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은 “이런 거 없이 그냥 법무부 거짓말 해명 이런 식으로 기사 쓰면 이번 논란에는 박상기 장관만 남는다. 박상기 장관이 사건의 주역처럼 보인다”라며 “그러나 박상기 장관은 이번 논란에서 포인트가 아니다. 첫 보도가 장관이 메일을 안 받은 것처럼 보이게 한 법무부 관계자를 조사해야 한다. 이 관계자와 장관의 말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게 진짜 뉴스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KBS 기자들 “황상무 앵커 퇴진하라” 커진 목소리=한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 소속 22기(1996년 입사), 27기(2001년 입사) KBS 기자들은 이날 황상무 KBS 앵커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장급 연차인 22기 기자 12명은 2일 오전 ’황상무 앵커의 사퇴를 촉구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KBS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이들은 고대영 사장이 퇴진했지만 본부장 등 주요 간부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이 해임된 지난달 23일 파업을 끝냈다. 그러나 주요 간부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방송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기자들의 경우 비상대책위 방침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차장급인 27기 기자들이 더 강한 어조로 황상무 앵커 퇴진을 요구했다.

27기 기자 17명은 황상무 앵커에 대해 “구태와 적폐의 상징”이라며 “(황 앵커가) 30년 가까운 기자로서의 경력 가운데 일부라도 존중받고 싶다면 당장 앵커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황상무 앵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목소리가 높아질 당시 야당 의원이 여당 의원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유출했다며 허위 왜곡 보도를 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백남기 농민이 경찰 살수차에 맞아 희생됐을 때도 경찰 부검시도를 옹호하며 여아공방으로 치부하고 사안을 정치 쟁점으로 호도했던 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당시 황상무 앵커가 “교과서에 이념을 넣으려고 들면 논쟁은 끝이 없고 우리도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클로징 멘트를 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의 확성기 노릇에 매진한 자가 어떻게 아직도 공영방송 메인뉴스 앵커를 할 수 있느냐”며 일침을 놓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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