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성인 도서 구입비 1년에 5만5000원
라이프| 2018-02-07 11:28
온라인 매출 1조4500억원 ‘역대 최고’

‘59.9%’ ‘8.9%’

최근 발표된 국민 독서실태와 출판사들의 경영실적을 보여주는 통계 수치다. 전자는 국민 독서율, 후자는 지난해 출판사의 매출액 감소 수치다. 둘 다 부정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1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해 성인은 5.4%포인트, 학생은 3.2%포인트 감소했다. 9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역시 2015년 조사 때의 9.1권보다 0.8권 줄어들었다. 학생의 독서량 역시 28.6권으로 2년 전 29.8권보다 감소했다. 단, 책을 1권 이상 읽은 성인의 독서량은 평균 13.8권으로 2015년 조사 때 14권과 비슷해 다독자의 독서량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4.1%, 학생 29.8%로 2015년과 비교해 각각 3.9%포인트, 2.7%포인트 증가했다. 

성인 독서율은 2015년 조사 당시 65.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번에 또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성인 독서율은 2011년 66.8%에서 ‘독서의 해’ 시행에 힘입어 2013년 한때 71.4%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이후 4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본인의 독서량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4.5%에서 2013년 67.0%, 2015년 64.9%, 2017년 59.6%로 지속해서 감소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도서 구매량은 성인 평균 4.1권, 학생 4.7권이었다. 성인의 경우 1년에 평균 5만5000원을 도서 구입에 썼다.

책 읽기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2년마다 발표되는 국민 독서실태는 한 나라의 지식 경쟁력을 보여주는 한 지표라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출판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출이 전년비 8.9% 감소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출판산업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소장 박익순)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서적출판업 생산지수는 2017년에 82.2포인트로 지난해(90.2)보다 8.9%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최근 4년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작년 1월에 발생한 송인서적 부도사태가 출판업계 전체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프라인 서점에서의 책 판매액은 약 2조 91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3.7%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온라인 서점의 매출액은 1조 4512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출판사들이 송인서적의 부도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대형온라인서점들은 출판사와의 직거래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지난 1월 올해 업무보고에서 올해를 ‘책의 해’로 정해, 대한민국 독서대전, 생활 속 독서 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책 유통의 거점인 서점이 복합문화시설이 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서점 사업 등 지역서점을 생활독서문화의 중심공간으로 키우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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