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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남북 화해무드의 상징 ‘북한 응원단’…올 때마다 ‘화제몰이’
엔터테인먼트| 2018-02-08 09:45
- 229명 방남…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이후 13년만
- 육로 이용은 처음…평화올림픽 분위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남북 화해무드’의 상징 북한 응원단 229명이 7일 방남했다. 역대 네 번째이자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12년 5개월 만이다. 이들은 처음으로 육로를 이용해 내려왔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도 175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전날 오전 9시 26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버스 9대에 나눠 타고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 수속을 밟았다. 대체로 165㎝ 정도의 비교적 장신인 20대 여성들로 구성된 응원단은 검은 털모자에 빨간 외투를 착용했다. 

[사진=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 스피디움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올림픽 기간 북측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뿐만 아니라 남측 선수들의 일부 경기에서도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미녀 군단’으로 통하는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내에서 화합의 분위기를 이끌지 관심사다.

북한이 과거 우리 쪽에서 개최된 국제 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 것은 총 세 차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288명의 응원단이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는 300여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는 124명이 왔다. 모두 햇볕정책을 펼쳤던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이후 2014년 인천 하계아시안게임 때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은 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혔지만 대회 개막 20여일 전에 이를 철회했다.

[표=역대 북한 응원단 비교]

규모로는 역대 세 번째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 참석하는 북한 선수단 규모가 코치 포함 5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응원단 크기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가장 큰 규모의 북한 응원단이 방문했던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는 선수단 규모만 224명에 달했다.

이번 네 번째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인다.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막혔던 경의선 육로가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열리게 되는 셈이다. 2002년 최초 방문 때는 북한 선박인 ‘만경봉-92호’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고 이를 숙소로도 사용했다. 이후 두, 세 번째 방문 때는 북한의 국적 항공사인 고려항공을 이용했다.

[사진=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석한 북한 응원단,제공=연합뉴스]

응원전을 통해 자연스레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될 전망이다. 북한의 응원단 파견에 화답하며 우리 측도 남북공동응원단을 꾸리고 있다. 청소년과 실향민, 종교인 등 총 760명이 참가한 남북공동응원단은 한반도기가 그려진 응원복을 착용하고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와 북한팀 출전 설상 경기 등을 응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광명시 등 지자체도 자체적으로 ‘북한선수단 자원봉사 응원단’을 모집, 파견할 예정이다.

북한 응원단의 방남(訪南)을 보는 시민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엇갈렸다. 주부 송준애(54) 씨는 “북한 응원단의 면모가 10여 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며 “남북 간 간극이 좁혀지고 평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진영(27) 씨는 “북한 응원단의 방문으로 인해 국내에서 남남갈등과 같은 정치적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홍모(30) 씨는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모두 북한 미녀 응원단에만 집중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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