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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전방위 확산④]분노한 ‘이윤택의 피해자들’ 집단행동 나선다
뉴스종합| 2018-02-21 10:00
-이윤택 연출 성폭력 피해자들 법적 대응 준비
-연극협회ㆍ동료 연극인들도 지원 발 벗고 나서
-피해 폭로 계속되면서 대응 규모도 커질 전망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연극계로 확대돼 논란이 커지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이윤택 연출의 성폭력 피해자들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이 연출을 제명 조치한 한국연극협회도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연극계 미투 운동은 재판정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한국연극협회 등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9일 서울연극협회의 제명요청에 따라 심의를 거쳐 이윤택 연출을 영구 제명 조치했다. 제명과 함께 협회는 피해자들과 함께 법적인 조치를 포함한 후속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극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윤택 연출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 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협회는 “본 사태가 표면화되기 오래전부터 여러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점에 대하여, 또한 연극계 부당한 권력과 잘못된 문화가 존재하도록 방치한 점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하며 정중히 사과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후속 대책으로 이 연출에 대한 법적 조치 검토와 함께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예고했다. 협회는 이 연출이 예술 감독직으로 있던 연희단거리패에 대해서도 오는 2018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를 취소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출로부터 직접적인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배우 김지현 씨 등은 이미 이 연출을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초 폭로자인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 등 다른 피해자들 역시 공소시효가 남은 피해자들과 함께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극계 피해자들의 폭로가 잇따르면서 동료 연극인들도 법적 대응을 돕고 나섰다.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는 피해자들의 법적 지원을 위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매주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조력 방법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추가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면서 집단 대응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뮤지컬 음악감독 변희석 씨에 대한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면서 변 씨 본인이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SNS 등에는 원로 연출가들로부터 성희롱 등을 당했다는 연극계 피해자들의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연극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분야별 신고ㆍ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문체부는 문화계 전반에 대한 성폭력 실태조사와 함께 분야별 대응 지침 등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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