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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메시지’ 관심 집중…‘대북·통상’ 현안 들고 올까
뉴스종합| 2018-02-22 10:27
-한미 정상통화 20일째 없어…대북·통상 이슈들, ‘이방카 메시지’에 담길 가능성
-美 전문가 “올림픽 못살리면 북미 충돌” 우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23일 방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엔 통상과 군사훈련 문제가 현안이고, 북미 대화 역시 이방카 고문이 문 대통령에 전할 ‘트럼프 메시지’의 종속변수다.

이방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곧잘 소개된다. 혈육 이상의 관계로 정치적 조언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이방카 고문의 방한이 한미 정상회담 통화가 20여일째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도 그의 방한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했으나 문 대통령과는 지난 2일 통화한 게 마지막이다. 이방카 고문을 통해 대북 현안과 한미 통상 문제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포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AP연합

이방카 고문의 방한 일정이 공개되기 하루 전, 평창 올림픽 개막식 당시 북미 대화가 성사 직전까지 갔던 사실이 공개된 것도 의미가 있다. 미국과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설전을 주고받으면서도 물밑으로는 서로에게 대화 의중을 주고받았던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 분위기 조성에 큰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이 직접 북미 대화를 주선했던 것도 사실로 확인된 상태다.

이방카 고문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탈북자들을 만날 계획이 없다는 점도 의미있다. 이는 펜스 부통령과는 달리 다소 유연한 태도로 북한을 대할 가능성이 있는 행보로 풀이된다. 북측이 미국과 대화를 취소한 이유가 펜스 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방카 고문이 한미 사이 현안으로 부각된 통상 갈등 문제를 두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면담을 나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 실장은 이방카 고문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이다. 지난 16일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최대 53%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을 고려해 순연된 한미연합군사훈련도 한국과 미국이 협의해 실시 시기를 조율 해야 한다. 올해 1월 한미 정상 통화에서 올림픽 기간 중으로 예정돼 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미루기로 합의했으나, 언제 어떤 규모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냐를 두고선 여전히 한미 양측의 협상이 진행중이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날 “패럴림픽이 끝나면 한미 간 협의에 의해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기간 중 정상급 예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방카 고문의 의전은 기본적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서 맡되 문 대통령이나 김정숙 여사와 함께 소화하는 일정은 청와대가 나설 계획이다. 이방카 고문이 대외적으로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온 만큼 김 여사와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일정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극진히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21일(현지시간) 북미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다시 ‘충돌의 경로’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지낸 덴마크 국장은 이날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는 북미가 충돌의 경로 위에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그러나 휴전을 만들어내는 것에 실패한 채로 올림픽이 끝난다면, (북미는) 다시 충돌의 경로로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덴마크 국장은 다만 이방카 고문이 북측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임 고문이긴 하지만 관련 경력이 있는 건 아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북측과 접촉하는 것이 어떤 모습을 연출하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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