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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들의 영적멘토 그레이엄 목사 타계…향년 100세
뉴스종합| 2018-02-22 11:38
당파 가리지 않는 ‘복음전도사’
존경받는 인물 ‘톱10’ 60회 선정
한국서 대규모 선교대회 수차례
두차례 방북·김일성과 회동도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영적 멘토‘이자 20세기 개신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떨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향년 100세로 타계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한국을 두 번이나 찾아 우리나라와 남다른 인연을 맺었고 북한도 두 번 방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립선암과 파킨슨병으로 투병하던 그레이엄 목사가 21일(현지시간) 아침 세상을 떠났다고 그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70여 년간 개신교 복음주의의 리더로서 일반 신자들뿐 아니라 많은 미국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도맡았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모든 미국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도 활동하면서 ‘미국 대통령들의 목사님’으로도 불린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인물’ 톱10에 1955년부터 2016년까지 총 60회 선정돼, 이 분야의 최고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1918년 11월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태어난 그레이엄 목사는 1940년 플로리다의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로스앤젤레스(LA) 전도대회를 인도하면서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빌리 그레이엄 전도협회’를 설립해 전 세계적인 선교에 나서면서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로 자리매김했다. 60여 년간 목회자로 활동하면서 2억여 명에게 설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2년 서울과 부산에서 복음집회를 진행했고, 대규모 군중 선교대회도 수차례 열었다. 특히 1973년 여의도 광장에 열린 그레이엄 목사의 복음집회에는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했고, 이는 한국 개신교계의 역사적 장면으로 꼽힌다.

1990년대에는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1992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김일성에게 전했고, 1994년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대북 메신저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훗날 자서전에서 “그때 만난 김일성은 분명히 변화와 개방을 모색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레이엄 목사의 타계에 대해 “그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 기독교도와 모든 종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고 트위터 계정에 적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카렌(부인)과 나는 금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사람 중 한 명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타계를 알고 슬픔에 빠졌다”며 “우리는 그레이엄 목사의 가족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한 빌리 그레이엄의 목회와 비할 데 없는 목소리는 수백만 명의 삶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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