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주
갤럭시S9 공개에도 부품株 주가는 왜 시들할까?
뉴스종합| 2018-02-27 09:47
- 갤럭시 S9 성능ㆍ기능 ‘서프라이즈’ 없다는 평가
- 원가 상승률 못 미치는 출고가 인상률 부담
- “1차 벤더 간 빈익빈 부익부 심해질 것”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삼성전자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9이 공개됐지만 당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1차 부품업체 주가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갤럭시 S9에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능이 없고 출고가 인상률도 낮아 부품 업체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9가 시장에 첫선을 보인 지난 26일 삼성전자에 부품을 제공하는 주요 1차 부품업체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9의 핵심 장점으로 내세운 가변 조리개를 탑재한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를 비롯해 홍채인식 모듈을 생산하는 파트론, 스마트폰용 차세대 메인기판인 SLP(Substrate Like PB)를 납품하는 대덕GDS 등 주요 부품 업체의 주가는 1~6% 하락했다. 


통상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같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제품이 출시될 때 관련 부품을 납품하기로 한 기업의 주가는 출시 전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출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하락세로 돌아서는 일은 흔한 일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갤럭시S9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 이상의 기능이나 성능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보다 일찍 내놨고 부품업체들의 주가 하락폭도 예전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갤럭시S9은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사용자의 얼굴을 이모지(Emoji)로 만들어주는 신기능을 내세웠지만 예전 신작만큼의 큰 변화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적으로 부품업체의 실적은 해당 제품이 실제로 시장에 얼마나 팔려나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당초 시장에선 갤럭시S9이 전세계 시장에 4000만~4500만대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 S9의 주요 경쟁자인 화웨이와 LG전자가 이번 MWC2018에서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쟁자가 사라진데다 최대 판매량인 4800만대를 달성했던 갤럭시 S7의 교체 수요가 도래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하지만 고 연구원은 ”시장은 항상 서프라이즈를 바라는데 갤럭시S9가 이를 충족해주지 못한 만큼 4100만대 가량으로 보수적으로 잡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통신비 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정책이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스마트폰의 교체주기가 길어진 것 역시 갤럭시S9 판매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가만큼 오르지 않은 출고가도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갤럭시S9의 출고가는 95만7000원으로 93만5000원에 출시됐던 갤럭시S8에 비해 2.35% 인상되는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9의 부품 원가 상승률을 12%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고가 인상률이 부품 원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한 만큼 부품업체의 몫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

부품업체에 가해지는 이익률 하락 압력은 납품하는 부품의 기술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이나 SLP 등 최신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부품업체는 가격협상력을 확보해 실적이 유지되겠지만 케이스나 단순센서 등 부자재 납품업체의 경우 그렇지 못할 것”이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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