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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과의 전쟁 ①] 덜 짜고 덜 달게…‘국민 건강 다잡기’ 나선 식약처
라이프| 2018-02-27 11:10
-1일 나트륨 섭취량 4년전보다 20%↓…WHO 기준 2배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 3년새 1.3%↑…국민 건강 위협
-식약처 “교육ㆍ홍보 주력…올바른 식습관 형성 유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우리나라 사람의 나트륨 섭취량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식생활 개선 차원에서 나트륨 줄이기 정책을펼친 성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체내에 과다해지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등의 발병률을 높이는 나트륨의 하루 평균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2배 가까이 된다. 비만,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을 포함한 당류의 섭취량도 여전히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나트륨ㆍ당류 저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나트륨은 혈압을 올리고 피부 노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과체중, 비만 위험까지 야기시킨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트륨 저감 정책을 펼쳐 왔다. 나트륨이 40%가량 들어 있는 소금. [헤럴드경제DB]

하루 나트륨 섭취량, WHO 권고량 약 2배=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나트륨 하루 평균 섭취량은 ▷2013년 4583㎎ ▷2014년 4027㎎ ▷2015년ㆍ2016년 각 3890㎎ ▷2017년 3669㎎ 등으로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4년 전과 비교해 20%가량 섭취량이 감소한 것이다.

국민 나트륨 섭취량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 이후 4500∼4800㎎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 5260㎎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정부가 2012년부터 자율적인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지속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2017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3900㎎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2015년 이 목표를 조기 달성하자 2020년까지 3500㎎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재설정했다. 

국민의 나트륨ㆍ당류 저감 인식도는 2017년 각각 59.8%ㆍ43.0%로, 전년보다 각각 3.7%포인트ㆍ0.6%포인트 증가했다. 나트륨ㆍ당류 저감 인식도는 나트륨ㆍ당류 섭취를 줄여야겠다는 인식 수준을 뜻한다.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이 줄고 있지만, 국제기준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많은 편이다. 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은 2000㎎ 미만으로. 아직도 국민은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는 실정이다.

나트륨을 장기적으로 많이 먹으면 혈압 상승,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장ㆍ신장 질환의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골다공증, 천식, 비만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나트륨은 폭식과 비만을 일으킨다. 소금의 짠 맛은 이를 중화시킬 탄산음료, 초콜릿 등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증대시켜 폭식을 유도, 과체중, 비만까지 연결시킨다. 더욱이 나트륨은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해 음식 중독까지 야기할 수 있다.

당류에 대한 국민의 섭취 수준도 심각하다. 우리나라 사람의 당류 섭취량은 하루 44.7g으로 총열량의 8.9% 수준이다. WHO 기준치(하루 섭취 열랑의 10% 미만)를 초과하지 않았지만,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총열량 대비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 비율은 ▷2010년 7.6% ▷2011년 7.7% ▷2012년 8.1% ▷2013년 8.9%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이 하루 열량의 10%를 초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은 66%, 당뇨병은 41%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2016년 4월 ‘제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2016~2020)’을 발표, 시행 중이다. 이 계획은 2020년까지 가공식품(우유 제외)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총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당류 섭취 기준치는 200㎉가 된다. 이를 당(糖)으로 환산하면 50g으로, 무게가 3g인 각설탕 16.7개 수준이다.

당류는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까지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糖)이 함유된 대표적 식품인 각설탕. [헤럴드경제DB]

식약처, 나트륨ㆍ당류 저감 요리 경연대회 등 개최=식약처는 ‘나트륨ㆍ당류 줄이기’ 확산을 위해 그동안 활발하게 대규모 국민 참여 프로그램을 전개해 왔다. 지난해에는 ‘식품안전의 날(매년 5월 14일)’을 맞아 범국민 참여 행사를 펼치고, 유명 행사, 지역 대표 행사와 연계된 체험 프로그램을 10회에 걸쳐 운영해 3만 여명이 참여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나트륨을 줄여 짜지 않으면서 맛이 좋은 요리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삼삼한 요리경연대회’를 ‘식품안전주간(매년 5월 중)’과 연계,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 개최했다. 수상작이나 호응이 높은 메뉴의 레시피를 모아 온ㆍ오프라인 책자로도 펴냈다.

지난해 9월에는 당류 줄이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식단을 개발ㆍ보급하기 위해 ‘당당한 요리 경연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대회는 ‘달지 않은 건강 한 끼 도시락’과 ‘덜 달수록 더 맛있는 디저트’를 주제로 진행됐다.

성장기에 잡히면 성인이 돼도 바뀌기 어려운 미각을 어린이와 청소년 때부터 올바르게 바로잡기 위한 정책도 시행해 왔다.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당류 적정 섭취 교육에 활용 할 수 있도록 총 1185개교에 관련 교육 교재ㆍ교사 지침서 10만7550권을 지원했다. 보건소,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학교 등에서 개인별 짠맛ㆍ단맛 수준 평가할 수 있는 도구도 지원했다. 1097개 기관에 짠맛 키트 1만4600세트(14만6000명분), 1135개 기관에 단맛 키드 3만세트(15만명분)을 보급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나트륨ㆍ당류 저감 정보 제공를 제공하고 이벤트 수행하는 등 재미를 주는 정책도 펼쳐 왔다. ‘나트륨ㆍ당류 줄이기’ 페이스북(www.facebook.com/mfdsna)에 요일별ㆍ주제별 정보를 제공하고 이벤트도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페이브북의 ‘좋아요’ 횟수는 2016년 7703개에서 지난해 8931개로 15.9%나 늘었다. 해당 페이스북의 ‘팔로워’도 8875명에 달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나트륨ㆍ당류 저감 정책을 펼치기 위한 교육과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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