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병기 연예톡톡]‘황금빛’, 죽음 앞둔 아버지 서태수가 보여주는 것
엔터테인먼트| 2018-02-28 11:52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 ‘황금빛내인생’에서 아버지 서태수(천호진)는 ‘상상암’이 ‘진짜암’이 됐다. 드라마가 끝나가는 마당에 왜 작가는 서태주를 ‘위암 4기 말기’로 설정해, 죽음을 앞두게 만들었을까?

서태수는 이미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감정이입된 캐릭터다. ‘상상암’이라고 했을 때도 일부에서는 무리한 설정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를 ‘진짜암’으로 결론 짓는 것도 쉽지 않은 발상이다.

서태수라는 아버지를 죽게 하는 것을 시청자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서태수가 죽음을 앞두고 보여주는 가족애(愛)에는 필시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앞으로 4회가 남은 ‘황금빛내인생’은 인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드라마다. 그중에서도 서지안(신혜선)과 아버지 서태수(천호진)가 중심이다.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아둥바둥하다가 결국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서지안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길 바라는 여성상을 제시했다면, 서태수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삶과 역할을 이야기 하고 있다.

‘황금빛내인생’은 종반부에 해성가(家)의 이야기 분량이 부쩍 많아졌다. 도경(박시후) 가족과 그의 이모, 이모부간의 해성가 주도권 다툼이 드라마의 클라이맥스가 돼가고 있다.

이 갈등은 도경과 그의 부모, 외할아버지가 결국 해성가의 CEO 자리를 다시 찾아 올 것이라는 결말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해성가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아진 것, 여기서 도경이의 가족이 밀리는 위기 상황을 맞는 것도 서태수의 해결사적인 행동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서태수는 도경 부모인 노명희(나영희)와 최재성(전노민)에게 진 빚이 있다. 서태수는 자신의 아내가 한 짓이지만, 딸 바꿔치기를 통해 지수가 아닌 지안을 해성가의 친딸로 보낸 적이 있다.

48회 마지막 장면을 보면, 서태수가 노진희-정명수 부부가 자기 편 주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의 비리를 발견하고, 이를 도경이에게 알려주면서, 도경이가 해성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는 구원투수로 나서게 됐다.

서태수는 자신의 암진단비 2천만원을 받아 딸인 지안에게 핀란드 연수 생활비로 건넸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희생도 대단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도경이 집의 문제까지 이렇게 열심히 나서는 이유는 뭘까?

서태수는 그렇게 해서 해성가에 진 빚을 털어내고 지안과 도경이 떳떳하게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주려고 한 게 아닐까? 이에 대한 의견은 각자의 시점과 해석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안과 도경이 동등한 관계이건, 떳떳한 입장에서건 적어도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는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태수의 희생과 배려는 가족들을 감동시키고, 해성가 사람들을 각성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숭고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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