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약 85만 명으로 2012년의 79만여 명에 비해 8% 가량 늘었다. 골다공증은 2016년에 진료받은 환자들 중 여성이 약 80만 명이었을 정도로 여성 환자들이 특히 취약하며, 연령대로는 60대(35%)와 70대(31%) 등 노년층에 환자가 많았다. 골다공증 골절 발생률은 매년 4%씩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만 54세 여성도 골다공증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연령이 10년 넘게 당겨져 골다공증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66세에 1차례 더 받을 수 있다. 골다골증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해 대전선병원 내분비내과 남수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평소에 모르다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 발생해 발견하기도=골다공증은 일차성 골다공증과 이차성 골다공증으로 분류되고, 일차성 골다공증은 크게 노인성 골다공증과 폐경 후 골다공증으로 나뉜다. 이차성 골다공증은 골량(뼈에 있는 칼슘의 양) 형성이나 뼈 소실에 영향을 끼치는 질병 혹은 약물이 원인인 골다공증을 말한다.
사람의 뼈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기능에 의해 1년마다 약 10% 교체된다. 그런데 성년기가 지나면 뼈의 소실률이 생성률보다 높아지면서 노인성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골밀도도 급격히 감소한다. 발열, 불면증, 우울증 등 폐경기에 겪는 일반적인 증상들과 달리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져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한 경우 가벼운 외상, 기침 등에 의해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50대에는 손목골절이 주로 발생하고, 고령으로 갈수록 척추 및 고관절 골절 발생이 증가한다. 고관절 골절 후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여자는 11배, 남자는 12배 높다.
▶ 치료 위해선 정확한 원인 찾아야=골다공증 진단을 위해 실시하는 골밀도 검사는 뼈 사진을 찍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용되는 X-레이의 양이 일반 X-레이 촬영 때보다 낮아 안전하고, 검사 시의 통증도 없다.
골다공증을 발견하면 치료 시작 전 발생 원인을 분석하게 된다. 대부분 노화나 호르몬 변화로 골다공증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유전적 질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갑상선 또는 부갑상선의 이상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는 과도한 양의 술과 담배도 골다공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차성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경우엔 정밀 검사가 필요하며 원인에 따른 치료로 골다공증을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일차성 골다공증은 뼈의 소실을 막는 약물치료가 핵심 치료 방법이다. 이를 위해 비스포네이트 계열, 뼈에만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하는 SERM(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계열, 데노수맙을 주로 사용한다. 골 생성을 위해 부갑상선 호르몬제도 사용할 수 있다. 폐경 후 증후군이 심할 때는 에스트로겐을 보충하기도 한다. 이렇듯 약물을 이용한 골다공증 치료로 골절 예방이 가능하지만 약물 치료를 받는 골다공증 환자의 비율은 34% 정도에 불과하고, 1년이 지나면 평균 24%만 투약을 지속한다고 한다. 골다공증 치료뿐만 아니라 골절 예방까지 이루기 위해선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 노년기 골절은 사망 위험 높아=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고관절(엉치뼈)은 낙상에 의한 손상 위험이 큰 부위다. 노년층은 반사 신경이 떨어져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쏠리게 되는데 그때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질 수 있다. 앞으로 넘어질 때는 손이나 팔로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뒤로 넘어지면 충격이 고관절에 그대로 전달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앉거나 설 수 없고, 인공관절치환술 등으로 조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오래 누워 지내는 동안 폐렴, 욕창, 혈전에 의한 심뇌혈관 질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 후 생기는 합병증들로 사망에 이르는 환자는 약 20%에 달한다.
척추의 경우 골절로 척수신경(척추뼈의 척추공을 지나는 신경)이 손상됐을 때, 골절로 인한 불안정성이 심할 때엔 수술로 신경 손상을 방지한다. 하지만 척추 압박 골절로(척추가 눌려 발생한 골절)로 통증만 있을 경우에는 골절 치유를 기다리며 먼저 통증 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심한 통증이 2주 이상 있을 경우에는 국소마취로 척추성형술 등을 시행한다.
▶ 폐경기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 받아봐야=골다공증은 골밀도 검사로 진단받고 관리를 시작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골밀도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65세 이상의 여성과 70세 이상의 남성, △저체중인 여성, △고위험 약제를 복용하는 폐경 이완기 여성, △50세 이후에 골절된 경험이 있는 성인,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나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여성호르몬 치료를 중단한 폐경 여성 등으로 정의한 바 있다. 한편, 만 54세 여성과 만 66세 여성은 골다공증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 예방 키워드는 햇빛, 비타민D, 칼슘, 그리고 적절한 운동=칼슘 및 비타민D 섭취, 적절한 신체활동도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 섭취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데, 적당한 양의 햇볕을 쐬면 비타민D 생성에 도움이 된다. 햇빛의 자외선은 피부 아래의 지방을 자극하는데 이때 피하지방의 콜레스테롤이 비타민D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비타민D는 체내에서 활성비타민으로 변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고 신장에서 몸 밖으로 배출시키려던 칼슘을 재흡수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등푸른 생선, 유제품, 버섯 등에 함유돼 있지만 섭취로 얻을 수 있는 양은 매우 적다. 하루 20~30분 정도 햇빛을 쐬면 체내에서 비타민D를 충분히 만들 수 있고, 비타민D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성인의 일일 권장량은 800~1000mg이며, 폐경기 여성은 1200mg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유나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 콩류, 해조류 등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칼슘 보충에 도움이 된다. 상추, 시금치에도 칼슘이 많지만 흡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멸치에도 칼슘이 많으나 염분이 많아 소변으로 칼슘이 배출되는 양이 많다. 커피와 염분이 많은 음식, 인스턴트 등 인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다. 운동은 뼈에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데 뼈는 이것을 일종의 공격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골밀도를 높이게 된다. 실외에서 하는 걷기, 조깅 등은 뼈를 튼튼하게 하며 비타민D의 생성도 도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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