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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건강관리②] 돌연사 부르는 혈관건강, 환절기에 더 신경써야
라이프| 2018-03-03 10:00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아이가 넘어지면 무릎에 상처가 생긴다. 생채기가 난 무릎은 금세 빨갛게 변하고 부어오른다. 그런 뒤 염증이 생기고 딱지가 앉는다. 상처가 치유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만큼 우리는 일상 속에서 염증을 자주 보게 되며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염증이라고 하면 상처가 부풀고 고름이 차는 것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증은 몸 밖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몸속에도 생긴다. 몸 밖에 생기는 염증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 몸 안, 혈관에 염증이 생기면 문제가 된다. 염증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혈관 속 염증, 무엇이 문제일까?=몸속에 염증이 생기면 우리 몸은 그 곳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아차리고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의 수를 늘려 치료한다. 염증은 우리 몸의 면역반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면역반응인 염증은 과도해질 때 문제가 된다. 과도한 염증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관에도 면역 세포들을 침투시켜 장기손상과 또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속 염증이 위험한 이유다.

▶나쁜 콜레스테롤‧복부비만, 혈관 염증을 부르는 원인?=혈관 염증은 피부의 생채기, 입속 상처,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 때문에 유발되지만 때로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의 증가나 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된 복부 비만과 같은 몸속 문제들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이 상승하면 동맥 내벽에 스며들 위험이 높다. 이렇게 스며든 콜레스테롤은 쌓여서 혈액순환 장애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 몸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단핵세포를 혈관벽 속으로 불러온다. 단핵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일종인 거식세포(巨食細胞)로 변화해 콜레스테롤을 잡아먹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는 “혈액 속 염증이 위험한 이유는 과도하게 발생한 염증이 쌓여 혈관 벽을 국소적으로 두꺼워지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두꺼워진 혈관 벽 때문에 혈관은 점차 좁아지게 되고 미처 제거하지 못한 콜레스테롤이 죽처럼 고여 있는 죽상동맥경화를 만들게 되는데 죽상동맥경화는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라고 말했다.

죽상동맥경화증 외에도 염증은 혈관 벽에 상처를 입혀 혈전을 생성하기도 한다. 서홍석 교수는 “종기가 곪아서 터지듯 염증으로 인해 혈관 내벽에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부위에 아직 제거하지 못한 콜레스테롤이 빠져나와 혈액에 갑자기 노출되면 피떡(혈전)이 생성된다”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생성된 피떡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아예 막혀버리는 심근경색증이 유발돼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혈관 염증,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염증은 피부에 생기는 염증과는 달리 항생제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저 병리상태인 죽상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막기 위하여 지속적 건강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

혈관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고지혈증이다. 이 외에도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등은 혈관 염증반응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식이 조절과 운동을 통한 적정 체중과 혈압을 유지하고 금연을 생활화하며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한다.

서홍석 교수는“잇몸 질환과 관절염처럼 만성적인 염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염증이 몸속으로 흘러들어가 기존의 죽상동맥경화로 인한 혈관 내 염증을 악화시킬 확률이 높다”라며 “혈관 건강을 위해서 콜레스테롤 관리와 함께 혈관 이외 타 장기의 염증 관리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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