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여친과 로맨틱한 분위기’…남성들, 와인에 꽂히다
뉴스종합| 2018-03-12 11:19
3월 남성고객 매출 연중 최고
와인 성수기 크리스마스 제쳐

“화이트데이엔 여성분들 좋아하는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이랑 빛깔까지 예쁜 로제와인 등이 잘 나가죠.”

지난 11일 찾은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푸드마켓 내 와인 매장에선 한 점원이 남성 고객에게 시음잔을 건네며 와인 설명에 한창이었다.

화이트데이를 며칠 남겨두고 있다보니 매장은 유독 남성 고객들로 북적였다. 와인 몇 종류를 시음하던 한 30대 남성은 “여자친구가 달달한 와인을 좋아해서 추천해주신 걸로 사야겠다”며 로제와인 한병을 사들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신세계백화점이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단독 론칭한 스파클링 로제와인 ‘록 벨레어’ 연출컷. [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월별 와인장르 내 남성고객 매출 비중을 살펴본 결과 화이트데이가 있는 3월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가 있는 12월의 남성 매출 비중은 24.2%였던 반면, 3월 매출 비중은 32.2%로 더 높게 나타났다. 화이트데이가 크리스마스를 넘어서는 ‘와인 성수기’로 떠오른 것이다.

조은식 신세계백화점 주류담당 바이어는 “와인만이 주는 분위기와 독특한 향 등이 화이트데이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돋울 수 있어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남성들의 와인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올 들어서도 화이트데이를 준비하는 고객들로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와인 매출은 전년보다 23.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레드와인 뿐 아니라 화이트와인, 스파클링와인 수요도 늘어 해마다 매출이 30%씩 신장하고 있다고 신세계 측은 밝혔다.

고품질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매장이 많아지면서 와인이 기념일 필수품으로 대중화된 데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미식을 즐기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남성 고객이 백화점 ‘큰손’으로 부상한 소비 트렌드도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2010년 28% 대에 그쳤던 남성 매출 비중은 2011년 처음 30%를 넘어섰다. 지난해엔 34.1%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명품을 구매한 30대 고객 여성보다 남성이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남성은 14.1% 성장한 반면 여성은 2.0%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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