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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받는 반도체 장기호황론] 반도체업계 대규모 투자는 수요 맞추려는 수동적 행위
뉴스종합| 2018-03-13 10:38
-데이터센터ㆍ서버용 등 신규 수요 지속
-글로벌 반도체 업체 올 실적도 ‘장밋빛’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장기화할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신규 수요 증가 국면이 지속되며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구조적 변화가 시장에서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르면 올 하반기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슈퍼 호황이 저물 수 있다는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앞다퉈 대대적인 투자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 최도연 연구원은 13일 “메모리반도체 빅 사이클의 종료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과거와 다른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수요면에서 서버 수요와 스마트폰 내 메모리 탑재량 증가, 가상화폐 등 신규 수요 발생이 중장기 트렌드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급면에서도 “공정기술 난이도 개선이 뚜렷하다”며 “현재 메모리반도체 투자 증가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능동적 행위가 아니라 수급 균형을 위한 수동적 행위로, 수요 증가율이 일정할 경우 공정 전환 둔화로 생산능력 증설 요구량이 갈수록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매출 규모가 4510억달러(약 483조원)로, 지난해보다 9.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내놨던 성장률 전망치 7.0%보다 2.5%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D램 수요는 20%, 낸드플래시 수요는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D램 가격은 페이스북 등 미국 주요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센터 증축 수요가 이어지면서 연간 9.9%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낸드플래시 역시 시장 우려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고정거래 평균가격은 2월 말 현재 5.6달러(낸드 128Gb 16Gx8 MLC)로 지난해 10월 이래 변동이 없다. 

낸드 가격하락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낸드 플래시 시장 매출이 데이터용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538억달러에서 올해 592억달러, 2021년엔 561억달러로 꾸준히 500억 달러를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동기 대비 46.5% 증가한 10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어 2분기에는 11조600억원, 3분기 12조300억원, 4분기 12조2200억원으로 증가일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연간 영업이익은 46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역대 최고였던 35조2000억원보다 31% 증가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키움증권)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점유율 상승이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인텔은 올해 자율주행, 인공지능, 메모리, 5G 분야에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인텔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최대 16조49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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