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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바꾼 카카오, 갈 길 먼 수익성 개선
뉴스종합| 2018-03-16 10:17
- 주총서 여민수ㆍ조수용 투톱 체재 본격 출범
- 비용 지속 증가…올해도 AI 등 대규모 투자 예고
- 글로벌 성과 미흡…‘우물 안 황소개구리’ 지적도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카카오가 여민수ㆍ조수용 투톱 체재를 본격 출범시키며 수익성 강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인공지능(AI) 등 대규모 신기술 투자 및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데다,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야심차게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 수익 다각화 역시 소비자 반발에 부딪치며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16일 제주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여민수ㆍ조수용 공동대표를 공식 선임하며 다음 합병 후 3기 시대 개막을 알렸다. 

여민수(왼쪽)ㆍ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제공=카카오]

이석우ㆍ최세훈 1기 경영진의 과제는 합병 시너지 창출, 2기 임지훈 대표는 신규 성장 기반 마련이었다면, 여민수ㆍ조수용 대표의 최대 목표로는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실제 카카오의 영엽이익률은 2014년 35% 기록한 직후 추락, 다음과 합병한 후인 2015년부터는 7~9%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25~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나마도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가 지난해 연결 매출 1조972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은 부쩍 성장했지만, 그만한 내실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여민수ㆍ조수용 투톱 체재를 내세운 것도 결국 ‘수익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NHN(옛 네이버) 시절 김범수 의장과 함께 일한 인연으로 카카오에 합류한 인물로, 여 대표는 광고ㆍ커머스 전문가, 조 대표는 브랜드 전문가로 통한다.

관건은 비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기술 투자와 M&A를 준비하고 있다. 즉, 실적 개선이 투자비용을 상쇄해야 한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적극적인 AI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이로 인한 R&D 비용과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률 개선 시점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들 역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추가적인 플랫폼 비용을 지불하면 택시를 우선호출, 즉시 배차해주는 서비스 도입 계획을 내놨다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역시 3인칭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유료화 서비스 전환을 앞둔 상태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고객 수는 늘고 있지만 순이자마진 등 수익성 지표가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글로벌시장 진출도 주요 과제다. 카카오는 현재 웹툰 애플리케이션 ‘픽코마’가 일본시장에 진출한 상태이며 일본의 택시호출 앱 ‘재팬택시’와 카카오T가 하반기 연동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용’ 서비스 위주인 점을 한계로 꼽는다.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을 공략 중인 네이버에 비하면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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