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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미세먼지]안개+미세먼지 ‘서울형 스모그’ 덮친 출근길…“마스크도 불안”
뉴스종합| 2018-03-26 09:31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 일평균 82㎍/㎥
-안개 겹치며 ‘서울형 스모그’ 기승
-시민들 “몸에 해롭다는데…” 바깥활동 자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마스크 다 팔렸어요.”

직장인 주민희(31ㆍ여) 씨는 지난밤 편의점에 방문했다가 크게 당황했다. 평소같으면 쉽게 살 수 있을 마스크가 집근처 편의점에 단 하나도 없었다. 주 씨는 입을 막고 100m가량을 더 걸어간 다른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살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15년 이래 최악의 미세먼지라서 겁이 났다. 그런데 나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26일 오전 7시께 종각역 모습. 시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출근길에 나선 모습.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미세먼지에 안개가 겹친 수도권 출근길 하늘은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한 모습이었다. 출근길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선 출근길에 나섰다. 조금만 밖에 서 있어도 목이 칼칼해지는 극심한 미세먼지 탓에 많은 시민들이 지난 주말 바깥 출입을 자제했다고 털어놨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일평균 82㎍/㎥ 미세먼지(PM-10) 농도도 126㎍/㎥으로 ‘나쁨’ 수준에 해당됐다. 부산 57㎍/㎥, 광주 67㎍/㎥, 대전 58㎍/㎥, 경기 68㎍/㎥, 강원 52㎍/㎥, 충북 68㎍/㎥, 세종 60㎍/㎥, 제주 52㎍/㎥도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 대기농도다.

기상청은 오전 8시10분을 기준으로 수도권ㆍ충청ㆍ전라 지역에 안개관련 속보도 발표했다. 안개로 인해 인천은 90m, 수원ㆍ홍성은 100m 가시거리가 평소대비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사진=미세먼지에 안개까지 겹친 서울시내 출근길 하늘은 뿌연 모습이었다.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이처럼 미세먼지와 함께 안개를 동반한 ’서울형 스모그‘는 강력한 산성분으로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만 따로 영향을 미쳤을 때보다 더욱 인체에 해롭다는 중론이다.

마스크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미세먼지에 불편을 호소했다.

직장인 윤경수(31ㆍ서울 광진구) 씨는 오랜만에 차를 끌고 여의도에 있는 직장까지 출근했다. 실내공기 순환 버튼을 작동하고 자가용으로 출근하면 그나마 미세먼지를 덜 마실 수 있을까 싶어서다. 

[사진=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모습.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그는 “오늘 하루는 미세먼지와 퇴근길 정체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다”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대책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취업준비생 강모(29) 씨는 “아침 헬스장에 나가는데 10분만 걸었는데도 목이 아픈 것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며 “뉴스에서 안개랑 미세먼지가 같이 오면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운동을 하고 귀가하는 길에 버스를 타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고 했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이모(28) 씨는 “미세먼지가 심하대서 오늘 출근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현장에서 지급하는 마스크로 되지 않을 것 같아서 편의점에서 방진마스크를 따로 사왔다”고 했다.

[사진=시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출근길에 나선 모습.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미세먼지 탓에 주말께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직장인 이유미(28ㆍ여) 씨는 주말께 있던 약속을 취소했다. 이 씨는 “오전께 책을 반납하러 서울도서관을 찾았는데 30분 이동하는 데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며 “저녁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7세 아이의 엄마인 직장인 오누리(39ㆍ여) 씨도 “아이 생일파티로 에버랜드를 가기로 했었는데 며칠동안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서 결국 일정을 미뤘다”면서 “아이가 하루종일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심각한 미세먼지 탓에 공공기관들은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서울ㆍ수도권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이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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