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김정은, 베이징 깜짝 방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또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 방중가능성
-청와대ㆍ백악관 “예의주시 중”
-베이징 경비 삼엄…인민대회당서 북한대사관 차량 포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 최고급 인사만이 이용할 수 있는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에 도착해 세간의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7일 “북한의 움직임을 며칠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 움직임에 대해 중국과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26일 중국 베이징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가운데 인민대회당 북문을 통해 북한 측 차량 행렬이 중국 공안의 호위를 받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측의 확인이 있어야지만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현재 중국 측으로부터 답변받은 것이 없다. 외교채널을 통해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도 북중 접촉에 대해 구체적인 발언을 피했다. 백악관의 라즈 샤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없으며, 확실한 사실인지 현재로썬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의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고위관리가 단둥에 도착한 여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없다”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대중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을 갔다고 하면 북한 전군이 비상경계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러나 그런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의 대중특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청와대의 설명대로 북한 고위급 관계자의 중국 방문은 사전준비된 일정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며칠 전부터 중국정부가 관영매체들에 북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들었다”며 “북한 고위인사의 방문에 앞서 여론관리에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어제 오후 북측에서 기차가 단둥을 통해 넘어갔다. 단둥에서 통일전선부 인사들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갑작스런 중국행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강경파로 외교안보 인사를 포진하면서 북한도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고,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북한 인사의 방문은 북한의 핵 개발로 경색된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와 식량 및 투자 등 경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