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등과 협력 특별기금 조성
北 경제개발자금으로 활용
자영업자 위한 소액금융도
정경분리·제도마련이 관건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면 경제협력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산업은행 통일사업부는 최근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북한 금융 지원을 위해 각국이 공동기금을 조성하고 북한개발은행을 설립해 관리하며,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 금융기관에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특별기금 조성에는 산업은행을 포함해 중국개발은행(CDB) 등 주변국 개발금융기관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 개발금융기관,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 정부 및 북한 정부가 참여한다. 특별기금은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북한지역 전담 개발금융기관인 ‘가칭’ 북한개발은행을 설립해 관리를 담당하게 한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면 뒤이어 남북, 북미 등과의 경제협력도 뒤따를 전망이다. 세계은행 등과 협력 북한 개발을 위한 특별기금 조성 등이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평양 시내모습. [제공=123rf]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이다. 기금이 개별 마이크로파이낸스 금융기관에 지분투자나 채권인수, 신용한도 제공 등의 형태로 자금을 전대(轉貸, On-lending)하면 이를 수요자에게 대출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최근 시장화 확대 추세로 소규모 자영업자 계층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초기자본이 필요한 예비 자영업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무담보 소액 대출 서비스로 필리핀, 베트남 등 전 세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정규 인가를 받은 마이크로파이낸스 취급기관은 1500∼2000여개, 규모는 600억~1000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북한도 지난 2000~2007년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의 지원을 받아 초보적 형태의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조선중앙은행 지점을 통해 1만7000여 가구, 46개 협동농장에 143만달러가 공급됐으나 국가가 통제하는 관제 강제대출로 변질됐다는 한계점을 노출했다.

김민관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한 개발금융 성공을 위해 ▷중앙집권적, 권위주의적 정책 운영 지양 및 정경분리 ▷법적, 제도적 장치 도입 ▷업무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 ▷마이크로파이낸스 업무중개 조직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경직적인 금융제도로 인해 마이크로파이낸스 도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융시스템 개혁 등 북한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과 개발금융기관의 지원조치가 병행될 경우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활용해 북한개발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자립 가능 소득원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저소득층 대상 무담보 대출 서비스.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미주개발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이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해 간접지원을 함으로써 빈곤퇴치 등에 나서고 있음.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