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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 드러낸 엘리엇…현대차그룹 “일관된 원칙 유지”
뉴스종합| 2018-04-24 11:41
순익기준 최고 50% 배당 등 요구
지분없는 글로비스 배제 의도
전문가 “주가 띄우기” 분석도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 ‘본색’을 드러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4일 현대차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엘리엇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본 출자구조 재편에 대한 취지와 당위성을 지속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며 일관된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엘리엇은 지난 23일 별도 개설한 홈페이지에서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발표했다. 엘리엇은 “지주사를 경쟁력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 합병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이날 현대차에 보낸 서한을 통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자사주 소각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 상향조정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 추가 선임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이 제안을 받아 본 현대차그룹 주주 대부분은 개선점에 지지를 표명했다. 제안서를 채택하면 현대차그룹의 모든 이해관계인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골적인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없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으로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엘리엇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재 보유한 주식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번 제안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이 같은 행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을 때와 매우 유사하다”며 “엘리엇은 당시에도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제시안을 공개하며 여론전을 폈고, 실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과도한 배당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의 이번 요구는 제대로 된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을 그리는 차원이 아닌 엘리엇이 매입했다고 밝힌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주식으로부터 더 큰 수익을 얻겠다는 취지라는 분석이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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