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침 치료로 중년여성 우울증 잡는다”
뉴스종합| 2018-04-26 11:43
- 한의학硏, 갱년기 우울증 침 침 치료 작용기전 규명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침이 뇌 기능 조절 물질을 증가시켜 갱년기 우울증 개선에 효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팀은 침 치료를 통한 갱년기 우울증 개선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밝히고 뇌 신경영양인자 발현을 통한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울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2배 이상 많이 발병되며, 특히 갱년기 우울증은 40~50대 여성의 20~30%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갱년기 질환이다. 하지만 약물 또는 호르몬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크며 꾸준히 실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한방병의원에서는 침 치료가 주로 활용돼 왔다.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한 우울증 완화에 효과있는 경혈자극 작용기전 모식도[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팀은 난소절제술로 여성호르몬 결핍을 유도한 갱년기 우울증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여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인 ‘삼음교’에 침 자극을 주었다. 행동평가, 미로실험, 강제수영장치 등 동물실험 결과, 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보다 우울증 완화 효과가 뚜렷했다.

연구팀은 작용기전을 밝히기 위해 먼저 뇌 해마 부위에서 단백질의 발현량을 확인해 본 결과 경혈자극이 해마에 작용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와 신경펩티드 Y(NPY)의 발현을 증가시킴을 확인했다. 이어 약물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뇌 기능 조절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경혈자극이 BDNF의 발현을 증가시켰고, BDNF의 증가가 NPY의 증가를 유도해 우울증을 완화시킨다는 뇌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즉 경혈 자극이 호르몬 변화에 의해 파괴된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BDNF 강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갱년기 우울증뿐만 아니라 뇌기능 항상성 파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정서질환에 침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 것으로 관련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우울증 외에도 연구 범위를 넓혀 다양한 정서질환 완화에 기여하는 침 치료의 작용기전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삼음교의 침 치료는 부작용 없이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이미 임상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침 치료에 논리적인 근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4월 11일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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