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부족 겪는 北에 실질적 도움
생명연 곽상수 박사, 고구마 주목
우수품종 선별후 대량재배 착수
과학기술은 경제산업적 파급효과가 크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해 남북의 실질적 협력이 수월한 분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농업 및 식량안보, 천연물 개발 등 북한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바이오 분야 협력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곽상수 박사는 남북과학기술 협력의 선봉장으로 식용 소득작물인 ‘고구마’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와 국제사회의 경제제제로 인해 식량수급 사정이 심각한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면서 식용은 물론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곽 박사는 “북한의 황폐한 토양과 부족한 비료나 농약 등을 고려할 때 북한식량부족 문제의 대안은 고구마가 될 수 있다”며 “고구마를 활용한다면 식량과 환경 빈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곽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06~2009년 ‘한반도 식량해결을 위한 내한성 고구마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해왔다.
이를 통해 북한 평양농업과학원과 중국 고구마연구소와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로, 남북협력의제로 채택되면 신속한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곽 박사가 구상하는 그림은 먼저 북한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선정, 약 2년간의 현지 시범재배와 조직배양기술을 활용해 무균 묘와 적정 재배기술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기능성 건강식품 및 부산물을 이용한 가축사료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곽 박사는 “북한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해 적정기술로 재배하면 헥타아르 당 12톤에서 20톤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식물, 천연물 등을 활용한 연구협력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잠재적 가치가 높은 북한지역의 천연물을 발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 활용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천연물혁신성장추진단’을 구성, 남북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