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커터칼에 조폭까지…도 넘은 민주당 기초단체장 공천
뉴스종합| 2018-05-02 09:32
-공천 기준과 달리 뺑소니 전과범 공천하기도
-전문가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조율 필요”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지난 30일 오전 12시 10분 성백진 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는 국회 본관 더불어민주당대표실을 나서는 추미애 대표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손에는 커터칼이 쥐어져 있었고, 자해를 시도했다. 성 전 예비후보가 소동을 벌인 이유는 그날 오전 민주당이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일 더불어민주당 완주군수 공천을 놓고 몸싸움을 벌인 40대 조폭을 입건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민주당 완주군수 후보로 박성일 후보가 단수추천 되자 이에 반발하는 A(45) 씨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등 몸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민주평화당은 박성일 후보와 조폭이 연루된 것이 아니냐며 민주당의 해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6·13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를 넘는 공천 경쟁이 문제되고 있다. 원칙없는 입맛대로 하는 ‘고무줄 공천’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뺑소니 운전자에 대한 예외없이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으나, 전남도당은 전남 함평 광역의원으로 뺑소니 전과가 잇는 임용수 현직 도의원을 공천했다. 여수시 광역의원 후보로 공천된 최무경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는 뺑소니를 포함해 교통사고 전과 2범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함평 도 의원 후보 경선을 신청한 모정환 후보는 “뺑소니 전과를 보유한 인물을 민주당의 경선 후보로 추천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으며 이런 현역 도 의원에 대한 특혜성ㆍ 편파적 봐주기 심사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공천 기준뿐 아니라 공천 심사 방법도 갈피를 못잡아 혼란을 주기도 했다. 민주당은 신안군수 공천을 당초 경선으로 알리고 예비 후보들에게 심사비까지 받았지만, 27일 전략공천을 발표했다. 이에 예비후보들은 추미애 대표의 사적 공천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략공천한 천경배 후보는 추미애 대표 비서실 전 부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남양주시장 후보로 20대 총선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최민희 전 의원을 단수 추천하려다가 그가 항소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받고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놓이자 부랴부랴 경선을 논의하기도 했다. 안양시장 후보도 중앙당 전략공천을 요구했다가 뒤늦게 자체 경선으로 노선을 변경해 예비후보자들의 비난을 샀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당 차원에서 공천을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느정도 원직이 있어야 하는데, 원칙이나 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이를 조율하려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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