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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적폐청산·정상회담으로 끌어온 80% 지지율…경제문제 돌파할까
뉴스종합| 2018-05-08 11:01
- 미투ㆍ김기식ㆍ드루킹 논란에도 지지율 견고, 대안 없는 탓
- 실망한 국민, 文에 대한 기대로…정상회담으로 지지율 견인
- 모든 대통령 시간 가면 지지율 잃어, 경제문제가 핵심 될 것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국정지지도는 83%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으로 만들어진 적폐청산 구도로 지지율을 끌고 왔고, 이후 동력이 떨어질 때가 되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 인기가 최고조였던 때는 취임 첫 주와 8일 현재다. 지난해 6월 첫째 주에 기록한 지지율은 지금보다도 1%p 높은 84%였다. 이후 약 1년간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70%대를 기록했다. ‘이명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보수 9년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문 대통령에 대한 응원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10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5월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기저엔 촛불정신이 깔렸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는 불만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적폐청산은 촉발요인이지만, 그 기저엔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이 있다”며 “1~6차 촛불집회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분출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유권자 지형의 변화도 한몫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으로 보수층이 숨어버렸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정부 반대세력이 이 정도로 몰락한 적이 없었다”며 “보수 분열과 궤멸로 말미암은 정치지형 변화가 근본적인 지지율 추이 변화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보수 지지층은 일종의 배신감이나 분노를 느꼈다”며 “적폐는 좌우를 막론하고 나왔지만, 보수층이 수동적으로 됐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안세력이 없어서 진보진영에서 성추문 등 악재가 터져도 지지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출장 논란, 드루킹 게이트 등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견고했다. 오히려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지지율은 80%대로 반등했다. 보수정권 9년간 미사일만 쏘던 북한이 평화 분위기로 돌아섰다는 안도감이 주된 요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취임 1년 동안 견고하게 유지했던 지지율이 언제까지 갈지는 미지수다. 모든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지지율을 잃었다. 이번엔 경제가 가장 불안하다고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지만, 고용위기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3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통화에서 “최저임금을 한번에 올리는 일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지, 경제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고용은 충격을 받았고, 개선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고용 악화로 추진하는 공무원 채용증대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소득주도성장론을 펼치지만, 공무원이라는 존재가 소비를 주도하는 직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공무원은 파급을 의미하는 승수효과가 낮다”며 “공무원됐다고 얼마나 소비를 늘리겠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지지율이 높은 것은 북한 때문이지 경제 때문은 아니다”며 “경제 하시는 분들은 헛발질한다. 정치는 순간의 기분이지만 경제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고용악화로 말미암은 경제문제가 계속되면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교수도 “세계경제가 좋으니 이렇게 가져갈 수 있지만, 경제 문제를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며 “일자리 창출한다고 하니 아직은 국민이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안 나타나기 시작하면 민심을 폭발한다. 기대 유효기간은 1년 6개월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럽 여론조사는 2∼3일 전국 성인 남녀 1천2명 대상으로 설문한 것이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의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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