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AT&T, 노바티스 등도 수억원 전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폭로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비밀 유지 합의금으로 지급된 돈의 출처가 러시아 재벌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리포드의 변호사 마이클 아베나티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이 2016년 10월 클리포드에게 트럼프와의 성관계를 발설하지 말라며 13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송금한 뒤 몇 달 후 러시아 재벌로부터 50만달러(약 5억4000만원)를 받은 것을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 [사진제공=AP연합뉴스] |
아베나티 변호사는 자료와 제보자를 공개하지 않은 채 7쪽짜리 메모만 공개했다. 메모에는 러시아의 부호 빅토르 벡셀베르크와 그의 사촌이 2017년 1월부터 8월 사이 여덟 차례에 걸쳐 총 50만달러를 코헨의 페이퍼 컴퍼니 에센셜 컨설턴트에 지불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자금이 전달된 계좌는 코헨이 클리포드에게 합의금을 보낸 계좌와 같은 것으로 나와 있다.
아베나티 변호사는 “이 자금이 클리포드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뒤 계좌를 다시 채우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모에 따르면 벡셀베르크는 자신이 소유한 레노바 그룹과 관련된 투자회사 ‘콜럼버스 노바’를 통해 자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벡셀베르크의 자산은 146억달러(약 16조원)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콜럼버스 노바 측은 “코헨을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고용했으며, 백셀베르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돈”이라고 부인했다.
코헨 변호사 측은 즉각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아베나티 변호사는 또한 노바티스, AT&T,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다른 기업들로부터 수십만 달러가 코헨의 회사로 흘러들어갔다고 밝혔다.
메모에 따르면 미국의 통신기업 AT&T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네 차례에 걸쳐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를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도 비슷한 시기에 총 39만9920달러(약 4억3000만원)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11월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를 건넨 것으로 나와 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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