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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AS]야근하면? NOT헝그리 BUT앵그리, 그래서 폭식! ㅠ
뉴스종합| 2018-05-10 09:00

[헤럴드경제TAPAS=윤현종 기자]

■ 2008년 어느날, 서울 여의도

저녁 8시, 출근 12시간 째.
해도 해도 일은 안 끝난다. 옆자리 동료 한 명이 책상 서랍을 열었다.
“오짬(오징어짬뽕) 한 젓가락?”
파티션 건너 또 한 명은 전화를 건다. “여기 피자 라지 한 판이요!”
먹었다. 10시 퇴근. 11시 귀가.
식탁에 앉는다. 또 먹는다. 밥 한그릇...

■ 언제나 배고팠다..히딩크도 아닌데ㅠ

10년 전 야근의 추억(?)이 생생한 이유가 있다.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매일이 초과 근무. 먹고 또 먹고. 당연하다 여겼다.
“일을 많이 해서 힘드니까, 허기졌겠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언제나 배고픈’ 건 히딩크가 아닌, 직장인 모두의 클리셰라고. 그렇게 넘겼다. 뱃살은 덤.

[출처=MBC무한도전 캡처]

■ 왜 폭식하나?..NOT 헝그리 BUT 앵그리

최근에야 분석된 사실. 날 계속 먹게 한 건 단순한 허기가 아니었단 팩트.

“장시간 근무는 ‘부정적 정서’를 매개로 하여 폭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근무 일수가 증가할 수록 폭식행동이 증가했다”

중앙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2017년에 분석한 결과다. 같은 해 학술저널 ‘스트레스 연구’에 <직장인의 장시간근무가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 부정적 정서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란 논문으로 실렸다.

■우울, 분노, 불안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부정적 정서를 우울, 분노, 불안으로 세분화 해 장시간 근무와의 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세 가지 정서 모두 유의미했다.
다시 말해, 적정 근무 시간을 초과해 일한 날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우울-분노-불안을 많이 경험했다. 이는 폭식 행동과 직결됐다.
중요한 건 근무시간과 폭식이다. 한국 직장인 특유의 업무 형태가 감정 불안을 야기했고, 그러한 정서가 과도한 음식섭취를 유발했다는 뜻이다.
‘야근 스트레스 = 폭식’이 과학적 방법으로 실증된 셈이다.

[사진=123RF]

■ 근무시간, OECD 기준은 ‘평균’일 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노동시간은 멕시코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언제나 뉴스 화면을 장식하는 문구.
우리나라 직장인은 1년에 2069시간(2016년 기준)을 일했단다.
계산해보자. 한국천문연구원의 월력요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휴일은 토-일요일, 법정공휴일을 합쳐 119일이었다. 여기에 평균 연차일수 15일을 더하자.
134일을 쉬었고, 231일을 일했다. 하루 8.9시간씩 일했다.
명심하자. 이 숫자는 ‘평균’이다.

■ 실제론 “82%가 한달 하루 이상 10시간 넘게 근무”

중앙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는 매우 현실적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에 기초해 ‘장시간 근무’를 정의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그리고 직장인들에게
‘지난 1개월 간 하루 10시간 이상 일한 날은 얼마나 됩니까?’라고 물었다.
10명 중 8명 이상. 82%가 한 달에 최소 하루 이상은 10시간 넘게 일했다고 답했다.

[사진=123RF]

■ 나잇살? 야근살!

연구진은 또 이렇게 덧붙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장시간 근무일수가 많았다”고.

자, 야근을 밥먹듯이 한 남성들의 ‘비만율’을 살펴볼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작년 한국 남성 비만율은 35.7%로 여성보다 갑절가까이 높았다.
특히 근무 부담이 가장 많은 30대 남성 비만율은 46.3%였다.
절반이 ‘돼지(ㅠㅜ)’가 되고 말았다.

초과근무가 낳은 ‘앵그리 폭식’, 바뀔 날은 과연 올까.

#아직도_우린_야근중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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