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내 아이는 소중하니까…저출산에도 키즈시장 두자릿수 성장
뉴스종합| 2018-05-14 09:37
-롯데百 유ㆍ아동 매출 20.5% ↑…업계 전체 고성장
-가치우선 소비ㆍ한 자녀에 집중투자 경향에 따른 것
-저출산 심화ㆍ판매채널 다변화로 유통점 고심은 깊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 10개월 딸을 둔 연수진(36ㆍ여) 씨는 최근 서울시내 백화점 아동전문관의 유기농 브랜드를 자주 드나들고 있다. 아기용 비누와 로션, 오일 등을 모두 이곳에서 사서 쓴다.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1.5배 이상 비싼 편이다. 연 씨는 “가격이 부담될 때도 있지만 요즘 대기 환경 등이 나쁘다보니 아이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14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유ㆍ아동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들어 유ㆍ아동시장 매출은 업계 전체가 9~20%대 고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유ㆍ아동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5% 신장했다. 2017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9.5%, 2016년은 8.6% 증가하는 등 유아동 시장은 최근 몇년 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아동 전문관(‘리틀신세계’) 매출도 2016년 42.0%, 2017년 17.0%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0층에 위치한 아동 전문관 ‘리틀 신세계’ 모습. [제공=신세계백화점]

유ㆍ아동 관련 시장 성장세는 ‘소확행’, ‘가심비’ 등 지출 비용보다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또 맞벌이로 경제력이 높아진 가구들이 늘면서 자녀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부모 뿐 아니라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아이에게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소비 트렌드 ‘에잇포켓(8-pocket)’도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유통업계는 유ㆍ아동 전문관을 확장하고 차별화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유ㆍ아동 시장 소비 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아이 물건을 사러오거나 키즈카페 등 체험공간 이용 차 방문한 가족 단위 고객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로 확산되는 등 연계매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가 크다.

현대백화점은 천호점 8층의 ‘키즈&패밀리관’을 총 4000㎡(약 1200평) 규모로 올해 초 리뉴얼했다. 유ㆍ아동용 의류, 리빙 등 총 8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리뉴얼 전과 비교하면 브랜드 수를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특히 기존 서울 강동상권에 없었던 키즈 특화 브랜드와 유명 수입 상품을 모아둔 편집숍 등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0층에도 대규모 아동 전문관이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데 모아둔 유아용품 편집숍은 물론 명품 브랜드도 즐비하다. 이유식 카페와 키즈 라운지(‘리틀란드’)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지난 13일 한 수입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유모(34ㆍ여) 씨는 “평소 직구로 구매했던 브랜드 액세서리와 문구 제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업계는 임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를 통해서도 유ㆍ아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별화 상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정식 입점에 앞서 소비자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는 24일까지 유아 편집숍 ‘아베끄뚜아’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일본 유아 브랜드 ‘마르마르’, 비비안 웨스트우드 수석 디자이너가 론칭한 ‘제시앤제임스’, 자연주의 유ㆍ아동 브랜드 ‘ 리틀냅’ 등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키즈시장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는 남아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유ㆍ아동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유통 채널 다양화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점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키즈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계속 커지기엔 인구구조상 한계가 있다”며 “구매 채널이 온라인몰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기존 유통점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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