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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합병안 주총서 긍정적 결과 기대…주주 끝까지 소통”…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국민연금에 달렸다
뉴스종합| 2018-05-16 11:36
- 양대 의결권자문서 글래스루이스 ㆍISS ‘반대’ 입장
- 현대차 “국내법 이해 못 한 결정…심각한 오류로 시장 호도 심히 유감”
- 상장사ㆍ코스닥협의회 오늘 성명발표 현대차그룹 입장에 힘실어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은 16일 “다수의 주주가 우리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주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의결권 자문사 ISS의 ‘반대’ 결정에 대해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시장을 호도하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임을 다시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냐 단기 이익이냐를 놓고 국민연금이 어느 손을 들어줄 지가 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ㆍ합병 주주총회 결과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은 모비스 주주에 더 이익”= 현대차그룹은 이번 ISS의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규제 리스크는 기업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주주 가치 제고를 저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출자구조 개편은 ISS의 주장과 달리 모비스 주주에게 더 이익이 되는 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갖고 있는 주주의 경우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돼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분할ㆍ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자동차 사업의 미래가 핵심부품, 특히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과 같은 미래기술 확보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현대모비스가 지속성장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그 성과가 확산되는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산정된 분할ㆍ합병 비율은 엄격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적 근거에 따라 공정하게 산출됐으며 모비스 주주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도 전했다.

합병가치 비율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이익창출능력 및 현금창출능력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시장에서 평가한 양사의 가치비율도 본 분할합병 비율과 유사함. 따라서 본 분할합병은 양사 주주 모두에게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ISS는 분할 모비스의 가치가 저평가됐고 분할합병비율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시장 상황이나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도출한 결론이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 장기 투자자 및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주들이 당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주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시장과 주주 여러분들께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단기 투기세력이냐 가치투자냐…국민연금의 선택은=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의견은 다른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이번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단기 이익에 급급하고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도외시하고 있는 외국계 투기자본 엘리엇 및 엘리엇의 반대논리를 답습하고 있는 국제 의결권 자문사들과, 기업의 미래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 투자자들간의 대결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 1%대만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초 매수해 보유기간도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개편의 장기적 투자효과보다는 개편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투기자본의 논리를 따르느냐 기업의 미래가치를 따르냐의 기로에 서 있다.

국민연금은 운영수익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국부펀드로서 국내 기간산업과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책무도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엘리엇 등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사실상 찬성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합병문제로 곤혹을 겪었던 국민연금이 과거에 매몰돼 투기자본에 경도되는 선택을 내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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