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구본무 회장 별세]구본무 회장, 취임 후 숫자로 본 LG
뉴스종합| 2018-05-20 11:20
- 20년 넘게 LG 이끌어…글로벌 1위 사업 줄줄이
- 전체 매출 5배, 해외 매출 10배 이상
- 미래 투자, R&D 기관 총 11곳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구본무 회장은 20년 넘게 LG그룹의 지속성장을 이끌었다.

세계 1위 사업을 키워내는데 주력했던 구 회장은 취임 기간 동안 매출을 5배 이상 늘렸다. 이 기간 해외 매출은 10배 이상 늘어나며 LG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었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ㆍ이차전지= ‘일등 LG’를 구호로 내세운 구 회장은 취임 후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LCD공장을 세우며 세계 1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4년 3월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오른쪽 세번째)

구 회장이 취임한 1995년 LCD사업에 뛰어든 LG디스플레이는 2009년부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1분기 현재 대형 디스플레이(9.1인치 이상) 패널 매출 기준 29.1%, 면적 기준 23%로 세계 1위이다.

특히 OLED TV는 구 회장이 강조하는 ‘시장 선도’와 ‘혁신’을 실현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1월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을 양산한 후 같은 해 4월 휘어진 곡면형 OLED TV 패널을 개발했다.

이후 월페이퍼(Wallpaper), CSO(Crystal Sound OLED)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는 돌돌 말수 있는 롤러블(Rollable)디스플레이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선호가 높아지며 현재 글로벌 TV업체 15개가 OLED 진영에 합류했으며, 매년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TV용 OLED 패널은 전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생산한다.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은 구 회장이 연구개발을 제안한 1992년 이후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치며 LG의 핵심 성장사업으로 키워냈다. 1992년 당시 부회장이던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영국 출장에서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하면 여러 번 반복 사용이 가능한 이차전지를 처음 접하고, 이차전지가 미래의 새로운 성장사업이 될 가능성을 보았다.

이에 구 회장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이차전지를 연구하도록 했고, 1996년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2005년에는 이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을 때도 구 회장은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다시 한번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그 결과 LG화학은 중대형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총매출 5배 이상 확대, 미래 투자 R&D 조직 11곳= 구 회장이 그룹을 이끈 지난 20년간 LG 매출은 30조원대(1994년말)에서 160조원대(2017년)로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이 기간 글로벌 매출은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키웠다. 해외법인 수도 90개에서 280여개로 늘렸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취임 후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영진에게 각 사업에서 일단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과정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부단히 도전해 결국 목표를 달성할 것을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미래 대비에도 철저했다. LG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었다.

구 회장의 R&D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는 지난 20년 동안 잘 나타난다. 2002년 LG전자 서울대캠퍼스를 시작으로 구 회장이 그룹을 이끈 동안 11곳의 R&D 기관이 문을 열었다. 특히 2020년까지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중이다.

nic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