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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의 화학시대 연 SK이노…선제 투자로 ‘딥체인지’ 효과
뉴스종합| 2018-05-25 07:26
- 2014년 이후 화학부문 누적 실적 3조6000억원
- 선제적 투자로 성장한 화학사업, 탄탄한 실적ㆍ사업 확장 동력으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의 화학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을 필두로 하는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이 공격적인 선제 투자를 바탕으로 정유사업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를 잡아가면서다.

25일 SK이노베이션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은 2014년 이래 올해 1분기까지 누적 3조6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 15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비(非) 정유사업이 전체의 64.4%를 차지, 유가ㆍ환율의 악재로 인한 타격을 방어했다. 

SK종합화학 전경 [제공=SK이노베이션]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제공=SK이노베이션]

비정유사업 중에서도 화학사업의 역할이 컸다. 1분기 화학사업은 2848억원을 기록, 비정유부문 기여도가 64%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SK이노베이션 실적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의 기여도는 2016년 38.2%, 2017년 42.6%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이 정유업의 부침을 상쇄할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데는 ‘정유업의 미래’를 내다 본 선제적 투자가 주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물적분할을 통해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을 신설, SK종합화학을 필두로 화학사업 강화에 역량을 쏟아왔다. 이후 2013년 SK에너지의 인천 콤플렉스가 인적분할되면서 SK인천석유화학이 새롭게 출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화학부문의 체질개선을 본격화했다.

지난 2014년 SK종합화학은 총 1조6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이른바 ‘V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정유 중심의 SK에너지 인천 콤플렉스를 화학 설비 중심으로 대거 탈바꿈시켰다. 같은 해 JX에너지(현 JXTG)와 각각 9363억원을 투자한 UAC(울산아로마틱스)를 잇따라 출범시키며 PX(파라자일렌) 생산 능력을 국내 1위, 세계 6위까지 끌어올렸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노력은 화학업이 정유업계의 조명을 받기 전부터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학업계가 정유업에서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유가 급락으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국내 3사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면서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순수 화학사업이 약 1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외생 변수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 화학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정유사에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에서 화학업으로의 ‘딥체인지’ 성공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화학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의 동력을 얻게 됐다. 실제 SK종합화학은 지난해 공격적으로 글로벌 기업의 고부가 사업부를 인수,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작년 다우(Dow)로부터 고부가 화학 제품군인 패키징(Packaging) 분야 제품인 EAA(에틸렌아클리산),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등을 인수했다. EAA 사업은 중국 시장 수요 증가율이 2020년까지 매년 7%에 달하는 고성장 사업이다. PVDC로 대표되는 배리어 필름도 진입 장벽이 높아 공급 업체가 적고, 향후 아시아지역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종합화학은 기존 범용 제품 라인업에서 추가로 패키징, 오토모티브 화학 제품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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