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0대 때부터 서울 신촌의 자동차 정비공장 기술자로 일하며 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24살 때인 1954년 하동환 자동차제작소를 설립한 그는 이듬해 미군이 남기고 간 폐차의 엔진과 변속기에 드럼통을 펴서 만든 차체로 버스를 만들었다. 그가 ‘드럼통버스왕’으로 불렸다.
고 하동환 한원그룹 명예회장. [사진=연합뉴스] |
버스 수요가 늘면서 1962년에는 사명을 하동환 자동차공업주식회사로 바꾸며 구로동의 6천600㎡ 규모의 공장으로 이전했고, 국내 최초의 버스 전문 생산공장으로 발돋움했다.
60년대에는 서울 시내를 다니는 버스의 70%가 하동환 자동차공업의 버스였다.
이어 1966년에는 브루나이에 버스를 수출했다. 현대자동차 포니보다 10년 앞선 국내 최초의 자동차 수출이었다. 하동환 버스는 67년 베트남에 수출됐고, 리비아 등에도 넘어갔다.
1977년 사명을 동아자동차로 바꾼 하 명예회장은 1984년엔 코란도를 출시한 거화를 인수한 뒤 코란도를 일본에 수출했다.
그러나 무차입 경영을 선호했던 그는 자동차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1986년 쌍용그룹에 회사를 매각한다.
결국 하동환 자동차가 쌍용자동차의 모태가 된 셈이다.
이후 하 명예회장은 트레일러를 만드는 동아정기를 운영하며 한원그룹을 일궜다.
현재 한원그룹은 한원컨트리클럽(경기 용인), 한원장학회, 한원미술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청자 전 한원미술관 관장과 아들 성수 한원그룹 회장, 딸 성희·정은·승연씨 등 1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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