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신안보세력’으로 떠오른 20대, 이들의 지선 표심은?
뉴스종합| 2018-05-28 08:21
-20대 17명 인터뷰
-보수정당 한국당 지지 20대가 60대, 50대에 이어 3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 “통일은 필수가 아니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김유정(28ㆍ가명) 씨는 자신을 이산가족 3세로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생사도 모르는 북한 친척에 대한 그리움은 전혀 없다”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더더욱 통일이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묻는 질문에 “경제정책은 보수, 성차별 등 인권 이슈는 진보적”이라고 답했다.

#2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민찬(28ㆍ가명) 씨는 “통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통일이 돼도 북한출신들과 어울려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중도에서 약간 보수”라고 규정했다. 

지난 10일 강원도에서 있었던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모의 투표체험. [사진=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젊은층은 ‘진보적’인 성향을 띄는 걸로 인식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바라보는 태도가 진보, 보수를 가르는 잣대가 되면서 젊은층은 ‘진보’, 중장년 층은 ‘보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같은 인식은 선거 때가 되면 젊은층은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적극적인, 더불어민주당에 중장년층은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에 표를 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통념은 과연 타당한 걸까. 헤럴드경제가 20대에게 통일의 필요성과 정치성향에 대해 묻는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일반적인 통념을 흔드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상은 17명, 인터뷰는 SNS를 통해 진행됐다.

우선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박은희(가명ㆍ27ㆍ잠실) 씨 역시 “통일이 오히려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내 삶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20대도 있었다. 보수정당을 찍을 것이라는 이현우(27ㆍ가명ㆍ용산) 씨는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좋게 보지 않는다”며 “인도적이라는 포장 아래 북한 정권 손바닥 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순을 똑같이 밟고 있다. 장밋빛 언어만 늘어놓을 뿐 실제로 천안함과 연평도를 둘러싼 갈등 등 실제로 개선해야 할 건 모두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들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을 구성할 때 20대가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20대들 사이에서 단일팀에서 탈락된 기존 한국선수들의 기회의 박탈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여론조사의 연령별 정당지지율을 통해서도 통념을 깨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리얼미터의 5월4주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9~29세 응답자의 민주당 지지율은 58.2%로, 60대(41.2%), 50대(53.3%)에 이어 세번째로 낮다.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16.2%로 60대(29.4%), 50대(20.6%)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30대의 지지율도16.2%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 실장은 “20대가 진보적이라는 통념은 맞지 않다”면서 “오히려 386세대가 진입한 50대가 진보, 보수가 혼재된 양상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역시 “20대는 신안보세력으로 규정할수 있다. 20대의 경우 30대~40대보다 한미동맹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고, 이념보다는 실용적인 점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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