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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22년만에 문 닫는다…400명 장기휴직 돌입
뉴스종합| 2018-05-30 09:55
- 5년 새 판매 80% 급감·가동률 20% 밑돌아
- 직원 1200명 회사 떠나…400명은 장기휴직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GM 군산공장이 오는 31일부로 결국 문을 닫는다.

지난 2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폐쇄가 결정된지 100여 일 만이고,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지난 1997년 가동을 시작한지 21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이 31일부로 공식 폐쇄되면서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 1200명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군산공장은 지난 2월 GM 본사의 폐쇄 발표 직후부터 이미 가동을 중단했고,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하지 않는 상태였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은 폐쇄 발표 직후 남은 생산 공정만 마무리하고 바로 가동을 중단해 석 달 가까이 멈춰있는 상태”라며 “기존 직원 1800여 명 가운데 1200여 명은 희망퇴직자고, 400여 명은 장기휴직, 200여 명은 전환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휴직자들은 3년 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다른 공장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노조는 무급휴직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 정부와 노사가 생계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한국GM은 구체적인 처분 계획이 정해지기 전까지 공장을 유휴설비로 놔두고 유지관리 인력만 최소한으로 남길 계획이다.

그동안 군산공장에서 생산해 온 준중형 세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는 일단 단종된다.

한국GM 측은 “두 모델은 판매가 워낙 저조해 다른 공장으로 물량을 돌려 생산할 계획이 아직 없다”면서 “다만 재고가 남아있어 올 연말까지 판매는 이뤄진다”고 전했다.

군산공장은 한국GM이 최근 수년간 겪은 경영난의 원인이자 결과였다.

크루즈와 올란도 등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량의 판매 실적은 2013년 15만대에서 2014년 8만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2015년 7만대, 2016년 4만대로 계속 줄더니 결국 지난해는 3만대에 그쳤다.

내수에서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지난 2013년 말 단행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힌 것이 치명타가 됐다.

결국 저조한 판매 실적에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만 커진 채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군산공장 가동률은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했고 올해 들어서는 20%도 밑돌았다.

결국 한국GM은 고비용 구조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군산공장을 정리해 직원들을 대거 내보냈고, 연간 5억달러(약 5000억원) 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내용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노조와 타결했다.

한편, 정부는 폐쇄 후 남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산공장이 다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등 관련 업계로 매각될 경우 남은 근로자들의 고용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기존 설비 활용도가 낮은 데다 기존 인력을 그대로 흡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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