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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vs ‘통일’ 교육감 선거, 진보교육감 더 늘 듯
뉴스종합| 2018-06-01 08:35
- 공식 선거운동 시작…후보ㆍ공약 알리기 본격 시작
- 진보ㆍ보수 대결 구도 속 공약으로 성향 파악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오는 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교육감선거가 세 번째 직선제로 치러진다. 직선제 역사가 짧은 탓에 유권자들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며 ‘깜깜이 선거’라고도 불린다. 이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정당 공천 없이 진행되는 특성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지난달 31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지역의 교육감 후보들의 행보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진보-보수 후보 간 대결 구도 속에서 이들 후보들의 공약을 토대로 향후 4년간 지역의 교육을 이끌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그래픽=연합뉴스]

▶낮은 관심도 “직선제 탓” vs “관심 커질 것”=광역ㆍ기초단체장, 광역ㆍ기초의원과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유독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육이라는 특정 분야에 대해 유권자가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모가 아닌 유권자는 교육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김재철 대변인은 “선거 관심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과연 직선제가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며 “직선제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과연 그 제도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교육 혁신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지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교육감 선거가 정치ㆍ지역ㆍ이념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고, 당선 우선주의에 매몰돼 실험주의, 인기영합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급식 비리, 금품 수수 의혹 등 교육계 추문에 더해 진영 후보 간 단일화만 이슈화하면서 더욱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진보 성향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송재혁 대변인은 “한 두 달 전부터 깜깜이 선거라고 하는데 선거운동을 시작도 안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며 “후보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제 관심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교육 분야가 사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작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극적 문구로 이념적 대결로 가는 선거전은 지양해야겠지만 TV토론회 등을 통해서 이슈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교육감 더 늘 듯…15개 선거구에 출사표=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보수 교육감이 각각 13명과 4명이 선출됐다. 지난 선거에서는 세월호 변수로 교육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게 일면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는 1일 현재 59명의 후보가 등록을 했다. 전교조의 후보 성향에 따른 분류를 보면 진보 16명(광주 2명), 중도 18명, 보수 25명이다.

송 대변인은 “과거 중앙 부처와 교육감 대립이 심화할 수 있었지만 현 정부에서는 각자의 역할 분담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며 “이슈에 대한 관심은 작지만 현 정부가 지향하는 철학과 개혁 성향에 따른 민주진보교육감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 대변인도 “이번 선거는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도도 낮은데다 남북 문제 등 정치 문제가 선거 이슈를 덮고 있다”며 “정책, 자질 판단은 뒷전이고, 결국 인지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현직 프리미엄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학력’ vs ‘통일’ 공약으로 후보 선택=유권자가 후보 선택 시 고려해 볼 수 있는 요소는 결국 공약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을 보면 향후 교육감의 정책 방향을 예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김 대변인은 “단순 도식으로 평등, 자율 등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고 학생 중심의 정책을 제시하면 진보 교육감, 학력신장과 교권에 방점을 두면 보수 후보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후보는 학력 향상 교육을 위해 0교시 부활,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남북 관계의 해빙 무드와 관련해서 진보 성향 후보는 평화 통일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 학생 교류, 비무장지대 생태평화교육 등이 그 예다.

이전 선거에서 쟁점이 됐던 무상 급식이나 무상 교복 등 무상 복지는 더 이상 진보 교육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진보-보수 후보 모두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어 후보간 차별화가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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