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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경호 맡는 네팔 ‘구르카 용병’은 어떤 조직?
뉴스종합| 2018-06-07 11:40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세계 최강의 용병’으로 불리는 네팔 구르카 용병이 북미정상회담의 경호보안작전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그 조직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북한 모두 자체 경호인력을 대동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나서지만 전체 경호는 네팔 구르카족으로 구성된 싱가포르 특별경찰팀이 맡는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경찰은 용맹하기로 명성이 높아 용병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구르카족 분견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준군사조직인 민간회사가 고용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은 물론 거리, 호텔 등 총체적인 경비를 맡는다.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앞서 구르카족 분견대는 샹그릴라호텔에서 최근 열렸던 아시아 안보회의에 동원된 바 있다. 지난 1~3일 싱가포르에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렸는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구르카(Gurkha)는 네팔 중서부 산악지대에 사는 몽골계 소수 부족으로 1814년 영국군 침공에 맞서 끝까지 저항한 전사의 후예이기도 하다.

영국이 대영제국 시절이었던 1816년 네팔을 침공했을 당시 이들은 영국군을 공포에 떨게해 유명해졌다. 이때 영국군은 신식무기로 무장했음에도 ‘구크리’라는 단검 하나를 지닌 구르카족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쟁이 끝난 뒤 그 전투력을 높이 사 용병으로 고용했다.

영국이 구르카족을 고용함으로써 이들은 용병으로 세계 곳곳의 전장을 누비며 ‘백병전 1인자’로 이름을 떨쳤다. 전투력이 워낙 강한 데다 고산지대 출신이어서 폐활량 등 신체 조건도 뛰어났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중세 스위스, 근세 독일 용병에 이어 현대의 최강 용병대로 평가받고 있다.

실례로 이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것은 2차 세계대전 때다. 혼자서 일본군 10명을 무찌르며 벙커 두 개를 탈환하거나, 오른손을 잃은 상태에서 왼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며 200명의 적을 막아낸 일화가 유명하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는 “구르카 부대가 온다”는 소문만 듣고 아르헨티나군이 도망칠 정도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구르카 용병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6·25 때 참전해 지평리전투 등에서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현재 영국의 구르카 용병은 약 3000명으로 육군 전투병의 10%에 해당한다. 한 해 뽑는 인원은 200명. 급여는 영국군과 비슷하다. 2015년 기준 일병이 연 1만8000파운드(약 2600만원)로, 제대 후 네팔에서 상류층으로 지낼 수 있는 금액이다.

때문에 지원경쟁률은 50~100 대 1에 이른다. 지역 예선에서 기본 체력 테스트를 거쳐 2~3배수를 뽑고 모병소에서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체력 테스트의 하이라이트는 ‘도코(전통 바구니) 레이스’다. 25㎏의 돌을 채운 도코를 머리에 매달고 가파른 산길 6㎞를 30분대에 주파해야 합격권에 든다.

싱가포르 경찰은 영국군 선발에서 떨어진 차순위자들을 주로 뽑는다. 선발 인원은 연간 300명 안팎이다. 현재 싱가포르 경찰 병력의 15%인 1800여 명이 구르카족이 차지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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