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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통일펀드, 넘쳐나는 전략
뉴스종합| 2018-06-12 11:36
운용사들 종목·업종 각양각색
BNK는 4색 테마 내세워 공략
기존펀드 리모델링 사례많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맞아 금융시장에도 ‘통일’ 바람이 불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됐을 때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골라 담은 이른바 ‘통일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 시장에서 소외됐던 기존 펀드상품에 대한 리모델링 계획도 쏟아진다. 똑같이 경협 수혜주(株)를 담더라도 종목ㆍ업종별 전략이 운용사마다 다른 만큼, 본인의 투자 성향과 포트폴리오를 확인한 뒤 상품에 가입할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자산운용은 지난 11일 ‘BNK 브레이브뉴코리아(BraveNewKorea) 증권투자신탁1호(주식)를 출시했다. 펀드가 내세운 테마는 크게 4가지로, ▷남북 경협(인프라, 개성공단 관련) ▷남북 경제통합(금융ㆍ제약) ▷북한 내수시장을 선점한 국내기업(유통ㆍ소비) ▷통일 가정 시 투자가 확대될 기업(관광ㆍ우주산업 등) 등이다.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는 상품 출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통일펀드는 철도나 시멘트 등 인프라 산업 중심으로 한정됐다”며 “단편적이고 단기적인 투자로는 제약이 있어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존 펀드를 ‘통일펀드’로 리모델링하는 사례도 쏟아진다. 지난달 14일 하나UBS자산운용은 1999년에 설정된 ‘퍼스트클래스(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리모델링해 ‘그레이터코리아 펀드’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라 국면별 수혜업종 및 업종 대표주를 발굴해 초과 성과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밖에도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2007년 설정된 ‘삼성 마이베스트 펀드’를 ‘삼성 통일코리아 펀드’로 리모델링해 선보였고, KB자산운용도 기존에 운용하던 ‘외국인선호주 펀드’에 남북경협 콘셉트를 추가해 ‘한반도 신성장 펀드’로 내놨다.

다양한 펀드들이 ‘남북경협 수혜’를 표방하고 나선 만큼, 통일펀드들의 전략 차별화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각 펀드상품의 펀드매니저가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출범한 이후 통일펀드의 대표주자로 꼽혀온 하이자산운용의 ‘코리아르네상스 펀드’는 8.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같은 시기 출범한 또 다른 대표 통일펀드 ‘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신영자산운용)의 수익률은 그 절반인 4% 수준이다. 중소형주에 대한 편입 비중이 두 펀드의 성과를 갈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코리아르네상스 펀드의 편입비중 상위 목록에는 비츠로셀(6.0%), 지니뮤직(3.8%), 사람인에이치알(3.0%) 등 코스닥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반면 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 내에서 코스닥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10.3%)은 이들 세 종목의 합보다 적었다.

통일펀드로 새단장한 펀드들의 전략 역시 가장 최근인 지난 1분기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레이터코리아 펀드로 리모델링한 하나UBS자산운용의 퍼스트클래스에이스 펀드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가운데서도 금융 업종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KB금융(5.8%, 이하 자산 편입비중), 하나금융지주(2.1%) 등이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에 이름을 올렸고, 전체 금융업종 비중( 14.7%)도 다른 통일펀드 대비 높았다.

삼성 통일코리아펀드의 전신인 마이베스트 펀드의 경우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이 35.2%에 달했다. 모든 통일펀드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담고 있지만, 마이베스트 펀드의 경우 이 비중이 20.5%에 달해 가장 높았다.

KB자산운용의 외국인선호주 펀드는 화학 업종의 비중을 높였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보인다. 롯데케미칼(2.9%), LG화학(2.6%) 등을 포함한 화학 업종의 편입비중이 전기전자 업종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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