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노동계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긴축 정책 등에 항의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단체인 전국노동자총연맹(CGT)이 25일(현지시간) 24시간 총파업을 벌이면서 전국의 경제활동이 대부분 멈췄다고 일간 클라린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CGT 소속 근로자들이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전국의 버스, 열차, 택시 등의 운행이 대부분 중단됐다. 600여 항공편이 결항하면서 승객 7만1000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식품점, 주유소, 학교, 은행, 항구 등도 거의 운영이 중단됐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파업 집회로 도로가 봉쇄되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일어났다.

총파업은 물가상승률에 걸맞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IMF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조직됐다.

CGT는 “물가상승률이 26%에 달하는데도 정부가 임금 인상률을 15%로 제한했다”면서 “우리는 IMF 구제금융 지원이 수반할 각종 긴축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배정된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 반대하는 일부 가톨릭 교계 지도자들도 이번 총파업을 지지했다.

앞서 IMF는 지난 20일 자국 통화 가치 급락을 저지하려고 아르헨티나 정부가 요청한 500억달러(약 53조475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안을 최종 승인했다.

아르헨티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지난해의 3% 이상에서 2019년 1.3%로 낮추는 자구안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재정적자 축소 정책이 본격화되면 복지 분야 등의 대규모 예산 삭감과 공공분야 실업률 상승 등으로 국민의 삶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공공부문 실업률은 약 9%에 달한다.

CGT 관계자는 “우리는 정부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IMF에 굴복하면서 국민을 굶주림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