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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16일 첫 정상회담…헬싱키 ‘이유있는 선택’
뉴스종합| 2018-06-29 11:04

미·러와 좋은 관계…균형 외교
냉전시대에도 동-서 통로 역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美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장소가 핀란드 헬싱키로 결정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핀란드는 미국, 러시아와 모두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외교적 중립국’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며 “핀란드는 중립국의 입장을 유지해 고위급 회담 장소로 인기를 끌어왔다”고 보도했다.

핀란드는 오랫동안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을 개최한 전통이 있다. 특히 냉전 시대에 핀란드는 중립적인 완충 국가였으며, 수도 헬싱키는 동구 공산주의자들과 서구 사이의 통로 역할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구가 550만명에 불과한 작은 국가 핀란드는 1340㎞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대국 러시아와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다. 스웨덴 왕국의 일부로서 핀란드는 지난 수세기 동안 러시아와 수십 번 전투를 치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39~1940년과 1941~1944년에는 소비에트 연방과 두 차례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전후 핀란드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실용적 노선을 추구했다.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전임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에 이어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난해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기도 했다.

1809년부터 1917년까지 러시아의 식민지였던 핀란드는 지난해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중립성과 비동맹주의 정책을 강조하며,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무역을 증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핀란드의 전후 외교 정책은 소국으로서 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정책으로 평가됐다.

우르호 케코넨 전 핀란드 대통령은 동서 진영 간 긴장 완화 시절이던 지난 1975년 헬싱키에서 미소 정상회담을 주최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은 평화, 안보, 인권을 위한 ‘헬싱키 협약’에 서명했다.

1980년대 핀란드는 미 고위급 관리들이 소련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소련으로 가는 중요한 기지 역할을 했다. 1988년 5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소련으로 가기 전 헬싱키에서 마우노 코이비스토 핀란드 대통령을 만났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된 후 핀란드는 러시아, 미국과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서구 안보 구조에 보다 깊이 편입했다.

핀란드는 1990년 9월에도 조지 H.W. 부시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미소 정상회담을 헬싱키에서 개최했다.

또 지난 1997년 3월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구 소련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열리는 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국제 현안, 국가안보 이슈 등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몇 년간 급격히 악화된 양국 관계의 개선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현안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우크라이나, 시리아, 이란 문제 등의 논의될 전망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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