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멕시코 대선이 치러진 가운데 좌파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AMLO 암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된다. 당선이 확정되면 멕시코는 89년 만의 정권 교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파라메트리아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로는 53∼59%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관련기사 9면
경쟁후보였던 중도우파 국민행동당(PAN)·중도좌파 민주혁명당(PRD)의 연합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38)는 19∼25%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당인 중도우파 제도혁명당(PRI)의 호세 안토니오 미드(48)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14∼20%에 그쳤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멕시코 정권은 89년 만에 보수 우파에서 중도 좌파로 교체된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암로가 1980년대 이후 멕시코에 등장한 첫 좌파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에서는 1929년 제도혁명당(PRI) 창당이후 무려 89년간 우파 보수 성향 PRI와 국민행동당(PAN)이 장기집권했다. PRI는 77년간, PAN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2년간 각각 집권했다.
민심이 돌아선 것은 부정부패, 폭력, 불평등에 대한 염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낸 암로는 2006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권에 도전했다. 그는 1976년 정계에 진출한 뒤 42년간 정치 외길을 걸어온 베테랑 정치인으로, 민족 우선주의 성향과 거침없는 언사로 ‘멕시코의 좌파 트럼프’로 비유되곤 한다.
그는 부정부패 척결, 공공안전부 설립, 군대의 치안 기능 폐지, 독립 검찰청 설립, 근로자 급여 상향 추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청빈과 나눔을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 급여를 절반으로 삭감하고, 가능하면 대통령궁 대신 자택에서 거주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암로는 미국과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을 공언하고 나서 무역, 이민, 국경장벽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