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질리지 않는 밥처럼…건강하게 다시 만난 78.8세의 여행기
엔터테인먼트| 2018-07-03 11:10
 
‘꽃보다 할배 리턴즈’ 첫방
막내로 투입된 김용건 웃음폭탄 활력
노련한 짐꾼 이서진 깨알배려도 훈훈
화제성보다는 차별화된 감성에 무게
깜짝손님 배제 담백한 여행의 맛 선사

tvN ‘꽃보다 할배’는 역시 질리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반가운 예능이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밥’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여전히 건강하게 변함 없이 돌아온 꽃할배들을 보는 게 반가웠다. 그동안 여행 프로그램들이 여기저기 많이 생겼지만 ‘꽃할배’는 굳이 뭘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보면서 여행에 동참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9일 밤 공개된 ‘꽃보다 할배 리턴즈’ 첫 방송에서는 새로운 막내 김용건의 투입으로 더욱 활기를 찾은 꽃할배와 짐꾼 이서진의 유럽 여행이 시작되며 시청자들을 푹 빠져들게 했다.

이들의 첫 여행지인 독일의 베를린은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로, 중간중간 보여지는 웅장한 건물과 아름다운 풍경이 금요일 밤 안방극장에 볼거리를 안겼다. 특히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길에 오른 다섯명의 꽃할배들 모습에 시청자들도 흐뭇해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새롭게 합류한 막내 김용건이 특급 존재감을 뽐냈다. 김용건은 어느 누구보다 강한 체력으로 쉴 새 없이 꽃할배들을 웃게 만드는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6년째 짐꾼 역할을 완벽히 하고 있는 이서진을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젊은 시절 추억을 돌이켜 보며 즐거워하는 멤버들은 더욱 깊어진 이들의 우정을 실감케 했다.

이서진은 더욱 노련해진 짐꾼으로 돌아왔다. 노안이 오고 체력이 떨어져 짐꾼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여전히 꽃할배들의 편안한 여행길을 위해 계획을 짜고 길을 안내하며 음식을 손수 포장해오는 모습은 잠시 잊고 있던 특급 짐꾼의 면모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가 아닌 오로지 꽃할배 멤버들을 위해 묵묵히 맞춤형 여행 코스를 짜는 이서진의 센스가 빛났다.

첫 방송부터 기록적인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증명했다. 이날 ‘꽃보다 할배 리턴즈’ 첫 방송은 평균 시청률 9.2%, 최고 12.4%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등극했다.

‘꽃할배’는 그동안 유럽대만편, 스페인편, 그리스편을 하면서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했다. 최고시청률은 6%대, 7%대, 10%대로 상승했다. 시청률이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다. 기존 포맷에 큰 변화를 주는 것도 아닌데도 안정된 시청률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나영석 PD는 “‘꽃할배’가 스테디셀러지만 베스트셀러는 아니다. 화제성은 ‘꽃청춘’이 더 높았고, 시청률은 ‘삼시세끼’가 더 높았다“면서 “시청자들도 그 분들을 보면서 단순히 여행보는 것과는 다르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를 바꿔서 가보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지만 저희가 기존 맴버를 고수하는 이유는 그 분들의 여행 모습을 통해서 작은 거지만 감동 받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PD는 “이순재 할아버지가 ‘한번 더 가야지’라고 한 게 ‘리턴즈’를 하게 된 이유가 되듯이 시청자들도 그런 간단하고 단순한 생각을 하실 거다. 나이가 들었지만 왕성하게 여행을 즐기시는구나 할 것이다. 그들이 하나라도 더 열심히 보려고 하는 것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성 지점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시청률 계산보다는 조금 더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나 PD는 “‘꽃할배’는 흥행, 사업 성공과는 조금 다른 프로젝트다. 상업적 성공과는 한발짝 떨어져 있다. 깜짝 손님을 안넣는 것도 그런 이유다. 어쩌면 밋밋하겠지만, 이 분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보여주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고려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한다”고 했다.

나 PD는 “그동안 여행 프로그햄이 여러 개 제작되고, 꽃할배가 여행 프로그램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매력은 제작진이 아닌 선생님들이 만들어낸다. 평균나이 78.8세의 여행기는 아직 없어 요즘 방송되는 여행물들과는 차별화된 느낌이다”고 답했다.

이번 ‘꽃할배’는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국민 짐꾼’ 이서진 등 기존멤버에 ‘습관성 농담 증후군’ 김용건이 뉴페이스로 합류했다. 나영석 PD는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김용건 선생님이 하루에 천개 정도의 농담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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