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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첫 돌파…IMF 외환위기때보다 100배 늘어
뉴스종합| 2018-07-04 11:27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4003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000만달러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4000억달러까지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처한 1997년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고는 39억달러에 불과했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 등에 힘입어 2001년 9월 1000억달러, 2005년 2월 2000억달러, 2011년 4월 3000억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를 3814억∼5721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 뿐 아니라 건전성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1997년 말 286.1%에서 올 3월 말엔 30.4%로 하락했다. 경상수지는 당시 102억9000만달러 적자였으나, 올해는 705억달러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향후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위기 여파가 확산되더라도 외환위기 때처럼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복근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100%로 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국가 리스크는 0%에서 0.7%로 늘어난 반면, 금리 차가 미치는 영향력은 23.0%에서 0.2%로 감소했다.

6월 외환보유액은 최근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보통 외환보유액은 달러가 약세를 보여 달러로 환산한 기타통화 표시 자산이 증가할 때 늘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 지수는 0.5% 오른 반면,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0.9% 절하됐고, 파운드화와 엔화도 1.6%씩 하락했다. 한은은 경상흑자 지속과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늘어났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지난달 국채, 정부기관채 등 유가증권 보유액은 3679억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도 19억1000만달러로 3억3000만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224억2000만달러)과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32억6000만달러)는 각각 5억달러, 8000만달러 감소했다.

한편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다. 1위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106억달러로 전월 대비 142억달러 감소했다. 2위는 일본으로 1조2545억달러였고, 이어 스위스(800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66억달러), 대만(4573억달러), 러시아(4566억달러), 홍콩(4322억달러), 인도(4124억달러) 순이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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