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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휴양지는 싫다…오지도전 즐기는 2030
뉴스종합| 2018-07-10 11:20
새로움 추구 네오필리아 성향
북극체험·아프리카 봉사 등 다양


‘뜨거운 여름을 피해 차라리 엄청 추운 곳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이왕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으로….’

직장인 3년차 유모(31) 씨는 이번 여름휴가 장소로 지구 최북단 노르웨이로 결정했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땅에서 북극여우와 순록을 보는 게 꿈이다. 그가 노르웨이행을 택한 이유는 그동안의 뻔한 휴가로부터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까운 동남아 휴양지에 자주 가곤 했는데 사람들에 치이고 더위와 습도에 지쳐서 돌아오니 휴가가 휴가가 아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올해 여름엔 최북단의 도시인 노르웨이령 롱위에아르뷔엔에서 북극동물들을 구경하고, 툰드라를 볼 예정이다.

여름 휴가철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기존 잘 알려진 휴양지가 아닌 오지나, 고대 문명지 등 미지의 장소를 떠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이들은 뻔한 휴가 대신 개성을 살려 자신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휴가에 이집트 여행을 계획중인 직장인 박모(29ㆍ여) 씨는 4년 전 이집트에 다녀온 뒤 이집트 문명에 매료돼 이번에는 이집트 문명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다시 찾는다. 박 씨는 스핑크스, 피라미드, 투탕카멘의 무덤 등 고대 유적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는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지하 무덤에 들어가면 더위와 열기에 숨이 콱 막히다가도 먼 인류가 새겨놓은 의미 하나하나에 눈을 뗄 수 없었다”며 “일년에 가장 많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는 휴가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 이번에도 이집트를 찾는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집을 짓는 봉사활동을 계획중인 이도 있다. 직장인 1년차 박한나(29ㆍ여) 씨는 대학시절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어 첫 휴가지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를 선택했다. 그는 “휴가 때 왜 고생이냐는 사람들도 많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며 “아프리카의 대자연과 순수한 사람들과 보내고 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의 발길이 적었던 미지의 장소를 찾는 이러한 여행 트렌드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이들 사이에서는 여름 휴가에서도 스토리를 만들려는 욕구가 크다는 분석이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네오필리아’(Neophilia) 성향이 젊은층에서 또 다양한 성장배경을 가진 이들에서 높다”며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새로운 것을 찾고 무언가에 도전하려는 경향이 휴가철에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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