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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일단 공격”…美10대 도시서 ‘증오범죄’ 증가세
뉴스종합| 2018-07-18 15: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특정 사건·국가 정책 등 다양한 영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1. 멕시코 미초아칸주 출신의 90대 남성은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윌로우브룩에서 산책하던 도중 미국인 여성에게 벽돌로 구타당했다. #2. 지난 6월 미국인 60대 남성은 시카고 인근 산림보호지대 수목원에서 한 여성이 푸에르토리코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마구 폭행했다.

일간 USA투데이는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립대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10대 도시에서 이 같은 ‘증오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증오범죄는 인종, 종교, 출신국, 성 정체성, 장애 등에 증오심을 가지고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범죄행위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뉴욕, 시카고, LA 등 10대 도시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는 1038건으로 전년 923건과 비교해 12.5% 늘었다. 뉴욕에서 지난해 발생한 증오범죄의 절반은 유대인을 노린 것이었다. LA에서는 성소수자가 주된 표적이었다.

시계를 넓혀 보면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발생한 증오범죄 건수는 2014년 11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300% 늘었다. 필라델피아와 피닉스에서는 이 기간 각각 200%, 25% 증가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브라이언 레빈은 증오범죄 증가의 배경에 대해 국가 정치에서부터 ‘비시민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5개 이슬람권 국가 국민 입국금지 정책 등이 그 예다.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정보 프로젝트 책임자인 하이디 베이리치는 특정 사건에 따라 이런 종류의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고도 봤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1년 9·11테러 이후 이슬람 증오범죄가 크게 늘어났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 전역의 증오범죄 건수가 2000년 8063건에서 2001년 9730건으로 늘었다고 보고했다. 베이리치는 “(증오범죄에는) 계기가 되는 사건들이 있으며, 취약계층을 악마처럼 여기는 공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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