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여름방학 ‘고민의 계절’②]“놀고 싶은데” 학원 뺑뺑이…초등생도 스트레스
뉴스종합| 2018-07-20 09:00
[13일 오전 원효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방학식 후 생활계획표를 들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학년은 ‘중학과정’ 선행학습, 저학년은 돌봄교실 못 믿어 학원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태권도 학원은 재밌어요. 근데 가기 싫은 학원이 더 많아요.”, “방학은 좋은데 학원을 또 가야해요.”

여름방학을 맞아 집중특강ㆍ여름특강 등 학원 수업을 더욱 들어야 하는 초등학생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탁해야 하는 입장인 맞벌이 가정은 물론, 외벌이 가정에서도 방학기간 동안 학원수강 비율을 높이면서다.

특히 초등학교 5,6학년처럼 중학교 진학을 앞둔 고학년의 스트레스가 크다. 강남 유명 학원가에선 방학을 앞두고 ‘6학년 2학기는 중학교 수학의 기초를 닦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모 수학학원 원장은 “방학을 맞아 각종 선행 특강을 개설하고 있다. 상위권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특목고 진학을 위한 초중 로드맵을 제시하는 설명회를 개최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코딩열풍’까지 불면서 영어·수학·국어에 더해 코딩 학원까지 수강하게 된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초등생들의 학원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초등학교 5ㆍ6학년생 10명 중 5명은 학원에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조가 2015년 3월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9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복응답 허용)에 따르면, 10명 중 6명(59.7%) 이상은 “1~2개 이상의 학원을 다닌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생 42.8%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원’으로 응답했다. 반면 응답자들은 가장 스트레스 받는 일 또한 ’학원 다니기‘(52.1%)ㆍ‘학업 성적’(48.4%)이라고 응답했다. 따돌림(19.8%)·외모(15.8%)과 비교할 때 확연히 높은 수치다.

반면 학생들이 가장 즐겁다고 응답한 활동(42.8%)은 “친구와 놀거나 운동할 때”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학원 수강과목 개수가 적은 학기 중에 나타난 것이어서 방학 중 학원에서 집중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부모들도 할 말은 있다. 돌봄교실 등 국가 돌봄서비스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직장맘 이모(40) 씨는 “첫째 아이를 돌봄교실에 맡긴 뒤 프로그램 때문에 실망한 경험이 있다”며 “아이를 직접 케어하지도 못하는데, 돌봄교실 등에 맞겼다가 교육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둘째는 돈이 많이 들더라도 방학 동안 대부분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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