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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 때 더 덥다”…폭염 속 정유공장 제일원칙은 ‘작업 안전’
뉴스종합| 2018-07-21 08:11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서 현장 작업자들이 혹서기 작업에 앞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제공=SK이노베이션]

- 외부 온도보다 20~30% 높은 작업장…온열질환에 큰 주의
- 한낮 외부작업 지양, 체온ㆍ혈압 상시 체크 등 ‘혹서기 작업 지침’ 운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고온ㆍ고압으로 운전되는 정유 공장들이 작업자들의 안전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땡볕이 내리쬐는 공장은 체감온도가 높아 현장 직원들이 열사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자칫 안전사고까지 이어질 위험이 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혹서기 작업 지침을 세우고 다른 계절보다 훨씬 강화된 안전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정유ㆍ석유화학 공장은 공정 특성상 거대한 열 분해로와 거대한 열 교환망을 이루는 파이프들로 이뤄져 있어 작업장 온도가 외부 온도보다 평균적으로 20~3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은 수시로 열 분해로의 운전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분해로 내부 온도는 1200도까지 올라가고, 점검창 부근 온도도 75도나 된다. 업계 종사자는 “파이프 옆에 서 있기만 해도 불덩이를 안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해화학물질 공정 구역에 들어갈 때 작업자들이 입는 내산복도 폭염을 더하는 요인이다. 산성 성분을 차단하기 위해 바람이 통하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져 작업자들은 한동안 열을 견뎌야만 한다.

이에 각 정유사들은 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대책을 세우고 철저히 관리감독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의 대표 석유화학단지인 울산콤플렉스에서는 폭염 주의보 발령시 매 시간당 10분씩 주기적인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작업장 가까운 장소에 햇빛을 완전 차단할 수 있는 그늘막을 제공하며, 이 곳에서는 물, 의자, 돗자리 등 물품을 구비하고 있다. 오후 작업 착수 전과 휴식시간 등 하루 2회씩 작업자 컨디션 확인과 체온 측정도 진행된다.

또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더위가 최고조로 올라가는 시간에는 밀폐공간 작업을 지양하고, 불가피한 작업의 경우 방열냉방복과 아이스팩 조끼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침이 잘 지켜지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설비본부 소속 SHE(안전보건환경) 점검원들이 작업 현장을 방문해 이행을 꼼꼼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작업장 온도에 따라 융통성 있는 혹서기 작업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전일 기상청 예보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오후 작업 시작 전 온도가 33℃ 이상으로 측정되면 오후 1~3시 밀폐공간 작업을 전면 금지하고, 폭염 경보에 오후 작업 시작 전 온도가 35℃ 이상일 땐 옥외 작업을 금지한다.

작업이 불가피할 때에는 휴게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작업자 컨디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전 오후 30분 휴게시간을 두고 찾아가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운영하며, 신규 출입하는 모든 작업자에게 혈압을 체크해 고혈압인 경우 작업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S-OIL도 그늘막 휴게소, 보냉 물통과 빙과류나 과일 등을 제공하며 작업자 안전에 유의하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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